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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1…계속되는 부채한도 밀당 ‘최악의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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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3가지 시나리오별 파장 분석'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의 잠정 시한이 11일 앞으로 다가왔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가용 예산이 소진되는 날짜로 지목한 ‘엑스데이(X-Day)’가 임박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직면에 따른 불확실성 위험이 점증하고 있다. 협상이 ‘최종 결렬(노 딜·No deal)’로 끝날 경우, 은행권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재연, 모기지 금리 상승 등이 일어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보다 심각한 다중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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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부채한도 협상이 엑스데이 도래 직전 ‘시한 내 막판 타결(Last-Minute Deal)’, ‘지연 후 타협(Deal After Deadline)’, ‘최종 결렬’ 등 3가지 시나리오에 봉착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해 분석했다.

엑스데이 도래 직전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면 부채한도 협상 변수에 대한 위기감이 시장을 급습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시작된 고강도 긴축 부담과 지역은행 연쇄 붕괴 위기가 맞물린 영향으로 올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부채한도 협상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찬물을 더하게 되는 것이다.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의 조엘 프라켄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간 협상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동안 ‘부채한도 불확실성’이 소비, 투자, 기업 활동을 일제히 위축시키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재정을 조이면서 미국의 경기 침체 유발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용 현금이 고갈되는 엑스데이 이전에 극적 합의를 이루더라도 해당 분기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는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남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는 협상 지연으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고 디폴트 가능성이 대두된 2011년과 유사한 금융 혼란이 찾아오고, 이에 따라 미국의 분기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0.1%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나마 막판 타결되는 것은 다음달 1일 이후 ‘지연 후 타협’이 이뤄지는 것보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옐런 장관이 예고한 대로 협상이 엑스데이를 이후로 지연될 경우, 공무원 월급과 사회보장급여가 지급되지 못하게 된다. 이는 미 경제의 생명줄인 소비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회보장제도에 의존하는 미국인은 6600만명이 넘으며, 참전용사와 군 가족들도 수백만명에 달한다. 정부가 공무원 월급과 사회보장급여에 우선해 채무 상환에 나서면서, 미 GDP는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들고, 4분기에는 더 큰 폭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컨설팅 기관 언스트앤영(EY)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협상 지연으로 디폴트 위험이 현실화되면서 시장 충격이 빠르게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는 앞서 보고서를 통해 "디폴트 상태가 장기화하면 미국인 8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과거 수조달러의 부양책을 쏟아냈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달리, 정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 협상팀을 이끄는 스티브 리체티 선임고문.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백악관 협상팀을 이끄는 스티브 리체티 선임고문.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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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시나리오는 협상이 무위로 돌아가는 ‘노딜’이다. 협상 결렬에 따라 전세계 투자자들은 앞다퉈 미 국채 대량 매도에 나서게 되고, 미 국채 가격은 급전직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채 가격 추이를 반영하는 전세계 기업들의 재무 상황과 은행·펀드 상품 등의 장부상 자산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WSJ는 국채 수익률과 연동하는 신용카드 금리, 모기지, 자동차 대출 금리 등이 전반적으로 급등한데 따른 차입 비용 증가가 서민 경제에 미치는 파장 또한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WSJ는 디폴트가 실제로 발생한다면 미 국채 가격 하락폭이 가팔라지면서 지역은행들의 뱅크런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고 봤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은 미 국채 매각 손실이 알려진 후 예금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앞다퉈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를 낳으면서, 지역은행들의 연쇄 도산을 촉발했다.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선호로 증시 폭락도 예상된다. 백악관 CEA는 디폴트 발생 시 발생 한 달 안에 뉴욕 증시 시장가치의 45%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디폴트가 발생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경기 침체를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주말 사이 재개된 협의 과정에서 백악관과 의회 간 실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며 일시 중단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양측은 실무 협상팀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오는 22일 다시 협상장에 마주할 예정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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