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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인물]'슬램덩크'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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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농구부 시절 농구 만화 그리기로 결심
키 작아 포인트 가드…송태섭과 비슷한 설정
'슬램덩크 장학금' 설립…고교 농구부 지원도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1967년 1월 일본 가고시마 현에서 태어난 이노우에 타케히코(본명 나리아이 타케로)는 쿠마모토 대학 문학부를 중퇴하고 호조 츠카사의 어시스턴트로 일했다. 호조 츠카사는 1990년대 만화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시티헌터> 작가다. 슬램덩크에서 볼 수 있는 박진감 넘치면서도 세밀하고 사실적인 드로잉은 이노우에가 호조 츠카사 문하생 시절, 탄탄하게 익힌 데생 실력이라고 볼 수 있다.


약 10개월 정도 어시스턴트 생활을 마친 그는 1988년 소년점프 신인만화공모전 제35회 데즈카상에 '카에데 퍼플'로 입선하며 데뷔했다. 카에데 퍼플도 농구를 소재로 하고 있는 만화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다 1990년 10월 1일 <주간 소년점프>에 고교농구만화 <슬램덩크>를 연재하며 점차 인지도를 쌓아갔다.

당시에는 학원 불량물이 인기가 많았지만, 이노우에는 농구만화를 하고 싶었고, 그로 인해 편집부와 마찰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우에도 농구 스토리로만 풀 수는 없었는지 슬램덩크 초반부에는 강백호의 친구들을 중심으로 이들이 학교 선배들과 다투는 장면 등을 넣었다. 그러나 이후 슬램덩크의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노우에는 연재가 끝나는 1996년 6월 17일까지, 처음 자신이 추구했던 그대로 작품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서울 한 영화관의 슬램덩크 홍보 영상. 사진출처=연합뉴스

서울 한 영화관의 슬램덩크 홍보 영상.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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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에는 이노우에 작가 본인의 스토리도 담겨있다. 가고시마현립 오오구치고등학교에 입학한 이노우에는 초·중학교 시절 검도부 생활을 했다. 고교 시절에는 구기 종목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더해 친구의 권유가 있어 농구부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렇듯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농구부 생활을 했지만, 훈련이 끝난 뒤 홀로 남아 드리블과 연습을 하다보니 점점 농구의 매력에 빠져들게 들었고, 결국 주장까지 맡았다고 한다. 이노우에는 이때 언젠가 농구와 관련된 만화를 그려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결심 흔적은 만화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노우에가 혼자 남아 연습하던 장면은, 강백호가 '왼손은 거들뿐' 이라며 모두가 떠난 학교 체육관에 남아 홀로 슛 연습을 하는 장면과 비슷하다. 또 현재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인공 송태섭은 키가 168cm로 포인트 가드를 맡고 있다. 키가 167cm인 이노우에도 농구부에서 가드를 했다. 결국 슬램덩크에 표현된 선수들의 심리적 묘사와, 농구 전문지 수준의 기술적 내용은 작가 본인의 경험담이 없었다면 결코 구현될 수 없었던 장면이기도 하다.

탄탄한 스토리, 탁월한 묘사, 여기에 농구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당시 슬램덩크의 인기는 전권 31권(완전판 24권)이 일본 판매 1억 2000만 부를 돌파하며 대히트했다. 이노우에는 단행본 판매 1억 부가 넘자 일본 6대 주요 일간 신문 1면에 사비로 감사 광고를 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2006년 농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슬램덩크 장학금'을 설립하기도 했는데, 프로농구 선수를 목표로 하는 고등학생과 농구인들을 지원한다. 슬램덩크에서 '포기는 없다'고 말하는 강백호, 서태웅, '불꽃남자' 정대만 등 만화 속 인물들을 현실에서 발굴, 육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노우에는 다수의 만화상을 휩쓸기도 했다. 1995년에는 제40회 소학관 만화상을, 2000년에는 미야모토 무사시(에도시대 초기의 인물로, 전설적인 검객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의 일대기를 다룬 <베가본드>로 제 24회 코단샤 만화상을, 2002년에는 제 6회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만화 대상을 수상했다.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은 아사히 신문사가 주최하는 만화상으로, 테즈카 오사무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1997년 창설되었다. 데즈카 오사무는 일본에서 만화의 아버지, 만화의 신으로 불리는데 우리에게는 <우주소년 아톰>과 <밀림의 왕자 레오>의 작가로도 유명하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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