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러 군용헬기, 영공 침범" 반발…발트해 긴장 고조

"추가 긴장유발 행위 용납할 수 없어"
리투아니아 이어 발트해 국가들과 반목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와 인접한 발트해 연안국가인 에스토니아가 러시아 군용헬기의 자국 영공 침범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이웃국가인 리투아니아가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의 화물운송을 제한하며 긴장감이 고조된데 이어 러시아의 에스토니아 군사도발에 발트해 일대의 군사적 긴장감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 소속 Mi-8 헬기 1대가 18일 저녁 자국 영공에서 허가 없이 2분간 비행했다"며 "에스토니아는 이를 매우 심각하고 유감스러운 일로 간주한다. 의심의 여지 없이 추가적인 긴장을 유발하는 이런 행위는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에스토니아 외무부는 이날 자국에 주재한 러시아 대사도 초치해 강하게 항의하며 "러시아는 이웃 국가를 위협하는 것을 중단해야 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대가가 진정 크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에스토니아는 지난 10일에도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강하게 항의한 바 있다. 앞서 지난 9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 탄생 350주년 기념행사에서 표트르 대제가 스웨덴과 벌인 북방전쟁에 대해 "그는 무언가를 뺏은 게 아니고 되찾은 것"이라며 당시 스웨덴령이었던 현재 에스토니아 제3의 도시, 나르바를 언급해 에스토니아의 반발을 샀다.

러시아와 에스토니아의 인접국인 리투아니아와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지난 18일부터 자국 영토를 경유해 러시아 서부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화물 운송을 대폭 제한하면서 러시아와 갈등이 커졌다. 이는 유럽연합(EU) 제재조치에 따라 리투아니아를 경유하는 EU 제재 대상 상품의 운송을 막아선 것이라고 리투아니아 정부는 해명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자국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 대리와 유럽연합(EU) 대사를 외무부로 잇달아 초치해 항의하고 강력한 보복을 경고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