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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멀다, 내부체질 개선 필요"…정의선 회장의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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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제네시스하우스 특파원간담회
"소프트웨어·문화 더 바뀌어야"

"갈길 멀다, 내부체질 개선 필요"…정의선 회장의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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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가야 할 길이 멀다. 점수로 하자면 30점이나 40점이 아닐까. 다만 어떻게 변해야 할 지는 우리가 알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틀을 뛰어 넘어 모빌리티 영역을 재정의하고 있는 '혁신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스스로 매긴 점수다.


정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브랜드 복합 문화공간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특파원단과 만나 "모빌리티의 정의는 사람들의 이동을 편안하게 한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그 안에서 자동차,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등의 영역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현대차 그룹은 전동화, 자율주행 등 기존 자동차 기업의 핵심 역량을 확보하는 동시, 로보틱스 등으로 모빌리티의 한계를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정 회장은 "창업주께서 '현대'를 처음 시작하실 때 정비소, 중동 건설, 한강대교 등으로 일구셨고 당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현재 (현대차그룹의)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형'"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이어질 것이란 일종의 예고 선언이다.


다만 정 회장은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반복해 말했다. 그는 "하드웨어적 부분은 바뀌어 가고 있지만, 더 많이 바뀌어야 할 부분이 소프트웨어와 문화"라고 지적했다. 최근 그룹의 변화 노력에 스스로 점수를 매겨 달라는 요청에 30~40점의 겸손한 답변이 돌아온 것도 이제 '시작점'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나부터 많이 변화해야 한다"며 "어떻게 변해야 할지는 내부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좀 더 순발력을 갖추고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연초 '로보틱스 비전'을 공개한 정 회장은 "요소 기술이나 부품과 같이 로봇기술의 브레인에 해당되는 부분은 당연히 인수나 협업을 살피고 있다"며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이은 추가 인수합병(M&A) 의향도 시사했다. 아울러 로보틱스 기술을 본업인 자동차와 연계해 가장 먼저 '로지스틱스'쪽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산업용과 개인용 모두 보고 있다"면서 "개인용 로봇은 '모든 곳에 대한 비서' 역할을 하는 로봇이 나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자율주행의 경우 현 기술로 2026년까지 레벨4 생산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는 "레벨4를 시작한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완성도가 있는 것이냐가 중요하다"면서도 "미국에 기준을 뒀을 때 2026년까지는 일단 차를 만들어 생산 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길에는 법규, 규제, 변수가 많다"며 "하늘에 있는 길은 돌발 변수가 적기 때문에 UAM이 나오게 되면 그 부분이 더 안정적이고 빨리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정 회장은 "2045년이 되면 수소연료차를 포함해 전기차가 90%, 80%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하면서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드는 방향으로 계속 푸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포기설'이 돌았던 수소전기차와 관련해서는 "수소전기차를 안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하는 목표가 있지만 달성하는 데 조금 딜레이가 될 수도 있다. 최대한 당겨서 할 것"이라고 지속 방침을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차세대 모빌리티 기업을 선언한 현대차그룹의 행보에 대해 미래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우리의 목적은 더 큰, 고객에 있기 때문에 그것은 국가를 초월하는 개념"이라며 "그 부분에 노력을 하다 보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사업에 실속이 있고 이익이 나서 재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빨리 접을 때는 빨리 접고 이 스피드가 좀 빨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정 회장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개최한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 2022' 시상식에서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 첫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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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 회장은 간담회에 앞서 미국 뉴욕에서 3년 만에 열린 ‘2022 뉴욕 국제 오토쇼’를 참관하고 북미 자동차 시장 트렌드를 직접 점검했다. 오토쇼 현장에서 진행된 월드카어워즈 ‘2022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5이 대상인 ‘올해의 차’를 포함한 3개 부문 상을 휩쓸었다. 정 회장은 "이번에 많은 상을 받기는 했지만 우리는 상을 받는 게 목표가 아니다"라며 "인간을 위해 도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1986년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 지 35년 만인 지난해 연간 판매량에서 일본 혼다를 제친 것에 대해서도 "차를 단순히 많이 판다는 게 꼭 좋은 것 만은 아니다. 품질 문제, 타는 사람들의 만족, 실속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신중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내부 체질을 바꾸는데 노력을 많이 해야 된다. 사람도 내부가 건강하고 체력이 좋고 체질이 좋아야 하지, 체력만 크다고 좋은 건 아니지 않느냐"고 앞으로 자동차 산업에서도 혁신 행보를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타 자동차 브랜드 대비 현대차와 기아의 단점에 대한 질문에는 "품질과 관련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문제가 안 생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겼을 때 수정하고 빨리, 불편함이 없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해외 시장에서 제네시스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과제로도 품질을 꼽았다. 이어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성공의 길"이라며 "갈 길이 멀다"고 채찍질했다.


정 회장은 현 시점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라이벌은 "우리"라고 말했다. "자동차 회사가 꼭 라이벌일까"라고 반문한 그는 "IT회사 등 융합이나 보완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경쟁 상대다. 이겨야 할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런 이유도 있다. 어디와도 연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해서는 "차질이 발생할 수 있지만 신규 지역과 같은 기회요인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외부와의 소통을 강화해 미래에서 오는 부분의 예측력을 강화하려고 노력 중이라고도 설명했다. 최근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고 변화가 많은 만큼 센싱 기능을 강화하고 빠르고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정 회장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공언한 윤석열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에 대한 질문에는 "어느 정부든지 저희가 하기에 달린 것 같다"며 "저희가 열심히 할 테니까 열심히 도와주기를 바란다는 게 저희의 부탁"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는 "항상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페이스에 맞춰서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더 뉴 팰리세이드(The new PALISADE)'를 선보였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호세 무뇨스(Jose Munoz) 현대차 미주대권역 사장이 '더 뉴 팰리세이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더 뉴 팰리세이드(The new PALISADE)'를 선보였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호세 무뇨스(Jose Munoz) 현대차 미주대권역 사장이 '더 뉴 팰리세이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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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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