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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 멈춘 둔촌주공 재건축… “10일 이상 중단되면 시공사 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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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단’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가보니
내년 입주로 들떠있던 조합원들 ‘충격’
조합, 10일 이상 공사중단 시 계약해지 안건 가결
장기화땐 연내 분양 불투명

13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각종 설비와 장비를 챙겨 떠나는 모습. 시공사 측은 조합과의 갈등이 심화되며 15일 0시를 기점으로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류태민 기자)

13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각종 설비와 장비를 챙겨 떠나는 모습. 시공사 측은 조합과의 갈등이 심화되며 15일 0시를 기점으로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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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황서율 기자]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내년 8월에 입주할 줄 알고 들떴었는데 갑자기 공사중단이라니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부디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원 A씨)


"기약없이 시공사 결정만 기다리며 조합원에게 피해가 돌아가도록 할 수는 없죠."(둔촌주공 재건축조합 관계자)

바쁘게 건물사이를 누비던 타워크레인이 정지화면처럼 멈춰있었다. 시끄러운 기계소리로 가득해야 할 공사현장에서는 적막만 흐른다. 곳곳에는 널려있는 철근과 건설자재들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공사중단을 이틀 앞둔 13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건설현장 모습이다.



크레인 멈춘 둔촌주공 재건축… “10일 이상 중단되면 시공사 해지” 원본보기 아이콘


이날 둔촌주공 건설현장에는 건설근로자들이 기계와 설비를 챙겨 현장을 떠나고 있었다. 15일 0시를 기점으로 공사 중단이 예정되면서다. 이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조합원들의 눈길에도 아예 일찌감치 공사를 마무리하고 출입구를 봉쇄해버린 현장도 눈에 띄었다.


시공사와 조합이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현재 공정률이 52%다. 아파트가 반쯤 올라갔는데 15일 0시를 기해 공사가 무기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시공사업단의 공사중단 결정에 조합은 ‘계약해지’라는 초강수로 맞불을 놓았다. 양측의 강대강 대치 속에 1만2000여 주택 공급 계획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칼 빼든 조합, 대의원회 '시공사 계약해지' 조건부 가결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13일 오후 긴급대의원회를 열어 시공사 계약해지 안건을 조건부 가결했다. 조건은 공사 중단이 10일 이상 계속되는 경우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공사중단 10일이 지난 25일 조합은 예정대로 계약해지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예정된 수순”이라며 “공사중단 일정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난항을 겪는 주된 이유는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이견에 있다. 애초 공사비가 2016년 2조6000억원에 계약됐지만, 2020년 가구 수와 상가 건물 추가 등 변경이 발생하며 3조2000억원으로 증액하는 계약이 체결됐다. 그러나 이 계약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집행부가 교체됐다. 새 집행부는 해당 계약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까지 제기했다. 갈등이 고조되자 서울시가 나서 중재를 시도했지만 입장 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고 결국 공사 중단 사태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


조합은 오는 16일 총회를 열어 문제의 공사비 증액과 관련한 2019년 12월 7일 의결을 취소하는 안건도 처리할 방침이다. 조합 측 관계자는 "전체 조합원 5930명 중 72%가 넘는 4300명 이상이 서면동의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동의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업 표류가 장기회되면 조합원 피해도 불가피하다. 지금껏 사업비로 이주비 대출 이자를 냈지만 현재 사업비가 거의 소진되며 조합원들이 이자를 부담하는 상황이다. 이주비 대출이 만기되는 올해 7월이 되면 부담은 더 커진다. 이 사태는 서울시의 주택 공급 계획에도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신규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520가구로 2017년 이후 가장 적다. 이 중 절반 이상(1만2032가구)을 차지하던 둔촌주공 공급량이 빠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 조합원들이 2017년부터 이주해 전·월세로 타지에 머무르고 있는 탓에 입주가 지연되면 전세난 가중으로 파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공사가 체류될수록 조합원들의 피해도 더 커질 전망이다. 지금껏 사업비로 이주비 대출 이자를 냈지만 현재 사업비가 거의 소진되며 조합원들이 이자를 부담하는 상황이다. 이주비 대출이 만기되는 올해 7월이 되면 부담은 더 커진다. 최악의 경우 대출이 중단되면 상환해야 하며, 연장되더라도 최근 연이은 금리상승으로 이자가 더 높게 책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원 B씨는 “지난 2월부터 이자를 지불하고 있다”라며 “공사가 지연될수록 결국 피해는 조합원들 몫”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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