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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가 고래 먹는 '쌍용차 투기판'에 칼 뺀 금융당국…"개미 무덤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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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불공정거래 엄중 조사 의지 '힘 실린 특사경"…에디슨EV '1호 정조준'
'인수 선언→주가 급등→대주주 차익 실현→주가 급락' 행태 반복 속 개인 투자주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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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금융당국이 투기 양상을 띠고 있는 '쌍용차 인수전'을 본격적으로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인수 선언→주가 급등→대주주 차익 실현→주가 급락' 행태가 계속해서 반복되면서 개인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쌍용차 인수가 무산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창구였던 에디슨EV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첫 수사 대상 '1호'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쌍용차 인수전은 쌍방울그룹, KG그룹 등이 관심을 드러내면서 다시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자금 조달력 측면에서 여전히 논란이 많은 가운데 관련 기업들의 주가 급등락이 심한 상황이다. 이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자본시장 관련 임원 회의에서 "최근 상장기업 인수를 통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본시장을 악용해 시장의 신뢰성이 저하되고 투자자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되면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과 협의해 철저한 조사를 하고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에디슨EV와 쌍용차 인수전을 둘러싼 관련 기업들을 정조준한 것이다.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거나 검토한 적이 있다고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알려진 곳은 에디슨모터스(에디슨EV·유앤아이), SM그룹(남선알미늄·대한해운·티케이케미칼), 쌍방울그룹(광림·나노스·비비안·아이오케이)과 KH필룩스그룹, KG그룹(KG동부제철·케미칼·ETS·모빌리언스·이니시스) 등이다. 그룹의 상장 계열사 주가는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부터 급등락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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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EV는 법원이 쌍용차 회생 절차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3월 초부터 주식 거래 정지 전날인 지난달 29일까지 수정 주가 기준으로 주가가 대폭 올랐다. 지난해 3월9일 장중 최저가 1343원에서 11월 12일 장중 8만2400원까지 올라 6,036%(60.3배)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87억원으로 작년 하루 평균 13억원의 53배에 이른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267만여주로 평균 14만여주의 19배를 웃돈다.


쌍방울 그룹주 주가와 거래대금을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8일까지 보면 쌍방울 주가는 장중 626원에서 1565원으로 150% 급등했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이 기간 2148억원으로 작년 12억원의 179배로 늘어났다. 쌍방울그룹은 지난달 31일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되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수 작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광림 주가는 2475원에서 5430원으로 나흘 새 119% 뛰었고, 미래산업과 나노스도 각각 98%, 81% 급등했다. 아이오케이는 지난달 31일 1210원에서 지난 5일 장중 2185원까지 1.8배로 뛰었다가 주식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곧바로 1130원까지 떨어져 반 토막이 났다.

지난 6일 인수전에 뛰어든 KG그룹 계열 KG동부제철(66%), KG케미칼(64%), KG ETS(51%), KG모빌리언스(33%) 등 상장사는 사흘간 33∼66% 상승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디엠에이치 등 투자조합 5곳이 에디슨EV 주식을 사들인 뒤 주가 급등을 틈타 처분해 '먹튀' 논란이 일었다. 투자조합 5곳의 지분율은 지난해 5월 말 34.8%에서 같은 해 8월 초 11.0%로 낮아졌다. 또 쌍방울그룹 계열사 미래산업이 지난 4일 보유 중이던 아이오케이 주식 647만6842주를 124억1479만원에 처분했다고 공시하면서 역시 논란이 불거졌다. 주당 평균 매각가는 1917원 수준으로 쌍용차 인수전 참여 이슈로 주가가 급등하기 전날인 31일 종가 1235원과 비교해 55%가량 높다. 처분 가격은 매수 단가보다 낮더라도 최근 주가 급등으로 손실을 줄인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본격적으로 쌍용차 인수전이 시작된 6월 말 기준 에디슨EV 소액주주 수는 1만4548명, 전체 주식에서 이들의 소유주식 비율은 41.27%였다. 이후 반년만인 지난해 말 기준 에디슨EV 소액주주수(10만4615명)으로 9만명 넘게 늘었다. 소유주식 비율(80.34%)도 2배가 됐다. 대주주의 먹튀 과정에서 결국 소액주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에디슨EV 대주주 투자조합의 주식처분 등의 전례를 막기 위해서라도 특사경이 지휘권을 가지리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금융당국에 정통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엄중하게 조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최근 출범한 특사경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면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에디슨EV를 중점적으로 살펴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에디슨EV는 초기부터 잡음이 많았고 재무적 투자자(FI)가 인수 컨소시엄에서 일찌감치 발을 뺀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면서 "주가 시세 차익을 노리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의혹이 많으므로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살펴 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특사경 수사를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집행력을 강화하고자 출범한 특사경은 공정을 정책 기조로 내세운 새정부 시대에서 성과를 내고자 할 것"이라며 "최근 금융당국이 각종 사건 사고로 자본시장 관리·감독·단속 등 모든 면에서 약해졌다는 비난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에 (증거 확보를 위해)에디슨EV를 세밀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에디슨EV의 특사경 1호 수사 여부에 대해 "원칙적으로 인지수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오는 11일까지 에디슨EV에 삼화회계법인이 '의견거절'로 제시한 감사 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요구한 상태다. 더불어 에디슨EV 대주주의 주식 처분과 관련해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심층 분석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 심사를 거쳐 수사 전환 필요성이 인지되면 특사경의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 기존 금감원 특사경과 다르게 금융위 특사경에는 자체 인지 사건에 대해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돼서다.


업계 관계자는 "대거 차익을 누린 투자 세력이 존재하지만, 대주주가 지분을 매도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면서 "결국 주가 시세 차익을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것을 증명 하기 위한 차명 계좌, 통정 매매, 허위 인수 자료 등 구체적인 증거를 찾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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