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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이중간첩' 조지 블레이크 사망… 향년 9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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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소련의 이중간첩으로 활동했던 조지 블레이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냉전시대 소련의 이중간첩으로 활동했던 조지 블레이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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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냉전 시대 이중간첩으로 활동하며 서방 진영에 수차례 충격을 안긴 전설적 이중간첩 조지 블레이크가 향년 98세로 사망했다. 한국전쟁 당시 국내에 있다 북한군에 포로로 잡힌 후 공산주의자로 전향하는 등 한반도 역사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인물이다.


러시아 해외정보기관인 대외정보국(SVR) 대변인은 러시아 타스통신을 통해 블레이크가 사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레이크는 영국 대외정보기관인 MI6에서 동독 내 첩보조직을 지휘했지만 400명에 달하는 MI6 첩보원의 신원을 소비에트연방(소련)에 넘기는 등 실제로는 소련의 공작원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또 동베를린으로 통하는 지하터널에 영국과 미국이 군사용 도청장치를 설치한다는 '베를린 터널 작전'에 대한 정보를 빼돌렸고, 소련은 이를 서방 진영에 역정보를 흘려보내는 도구로 1년 넘게 활용했다. 이를 통해 블레이크는 비슷한 시기 활동한 이중간첩 킴 필비 등 '케임브리지 5인조'와 함께 영국 등 서방의 첩보 활동에 큰 타격을 입혔다.


블레이크는 결국 1961년 소련 간첩이라는 사실이 발각돼 징역 4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소련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블레이크가 정보를 넘긴 MI6 첩보원 중 일부를 체포하거나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블레이크는 1966년 동료 죄수들의 도움으로 탈옥한 후 소련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그는 국가적 영웅 대접을 받으며 소련에 이어 러시아에서 옛 국가보안위원회(KGB) 중령 출신으로 연금을 수령하는 등 평화롭게 여생을 보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 2007년 블레이크에게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SVR 대변인은 이날 블레이크의 사망 사실을 알리면서 "그는 진정으로 우리나라를 사랑했다"고 말했다.


한편 블레이크가 소련을 위해 활동하는 이중간첩이 된 데에는 한국전쟁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48년 주한 영국 대사관의 부영사 직함을 갖고 서울에 와 북한, 중국, 소련 등 극동지역의 정보를 수집하는 스파이로 활동했다.


하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다른 외교관들과 함께 북한 인민군에 포로로 잡혀 3년간 평양부터 압록강까지 끌려다녔다. 당시 블레이크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탐독하고, 미군의 폭격을 목도하면서 공산주의와 싸우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해 전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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