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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징계위 vs 윤석열 총장 측 이번엔 증인심문 공방… ‘반대심문’ 허용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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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징계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용구 법무부 차관,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사진 왼쪽부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징계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용구 법무부 차관,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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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징계위원에 대한 ‘기피 신청’과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한 사람으로 제척 대상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위원장 지명 등 징계위원회 운영 과정의 절차상 문제로 대립해온 법무부 징계위원회(징계위)와 윤 총장 측이 이번엔 증인심문을 둘러싸고 법리공방을 벌였다.


오는 15일 징계위 심의가 속행될 예정인 가운데 향후 법원에서의 소송전을 대비해 윤 총장 측은 최대한 징계위 절차상의 하자를 문제 삼는 반면, 법무부나 징계위는 가능한 절차상 문제가 향후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신경쓰는 모양새다.

12일 채널A는 ‘[단독]징계위, 윤석열 측 직접 증인심문 제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법무부 징계위가 지난 10일 열린 심의에서 채택된 증인들에 대한 심문은 징계위원만 할 수 있다며 윤 총장 측의 직접 증인심문을 제한하겠다고 해 윤 총장 측이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징계위 “심문 절차에선 반대심문권 보장 안 돼”… “위원들만 질문 가능” 입장

이에 대해 징계위는 기자들에게 보낸 알림 문자를 통해 “검사징계법상 징계혐의자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위원회는 증인을 채택하여 심문할 수 있고, 이때 증인‘심문’은 형사소송절차 등에서의 증인‘신문’과 달리 위원회가 증인에게 질문하고 답변하는 절차임이 법률 규정 및 해석상 명백하고, 이는 구속전 영장‘심문’ 절차에 비춰 보면 이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직권으로 또는 징계혐의자나 특별변호인의 청구에 의하여 감정(鑑定)을 명하고 증인을 심문하며, 행정기관이나 그 밖의 기관에 대하여 사실의 조회 또는 서류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한 검사징계법 제13조(감정 또는 증인심문 등)를 근거로 제시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심사를 맡은 법관이 피의자에게 필요한 질문을 한 뒤 이를 토대로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듯이, 징계위에서 진행되는 증인심문 절차는 징계위원들이 징계 의결에 필요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징계위는 “워원회는 필요할 경우 변호인의 위원회에 대한 보충 질문 요청을 되도록 수용하는 방법으로 징계혐의자의 방어권이 보장되도록 심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윤 총장 측의 직접 증인심문권이 법 해석상 당연히 보장된 권한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위원회에 대한 보충 질문’을 통해 윤 총장 측의 절차상 하자 지적을 피하려는 속내로 풀이된다.

윤 총장 측 “증인신청권은 증거제출권의 일환… 질문권 행사는 당연한 것”

법무부의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윤 총장 즉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적정절차의 핵심 원리 중 하나인 ‘주장과 입증의 권리’는 자연적 정의 원리(natural justice) 중 하나인 ‘다른 편 말을 들어보라(audi alteram partem)’는 것”이라며 “주장과 입증의 권리는 첫째 ‘불리한 증거에 대해 반박할 권리’와 둘째로 ‘자기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출할 권리’를 내용으로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리한 증거에 대해 반박할 권리는 상대방 증인에 대한 반대신문을 할 권리, 특히 직권으로 채택한 증인에 대한 반대신문권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검사징계법 제11조, 제12조는 징계혐의자 또는 특별변호인의 증거체출권을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3조는 ‘위원회는 직권으로 또는 징계혐의자나 특별변호인의 청구에 의하여 감정을 명하고 증인을 심문하며’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즉 증거제출권의 일환으로 징계혐의자의 증인심문 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는 바 증인심문을 청구한 사람이 증인에게 질문할 권리는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증인신청권은 증거제출권의 일부이고, 증인신청자가 증인의 증언을 통해 증거를 제출하려는 것이므로 증인신청자가 신청 증인에 대한 질문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심문 불허는 “적정절차 원리의 기본을 무시하는 것”… “법관징계법 비교해야”

이 변호사는 법무부가 윤 총장 측 반대심문 권한을 부정하며 ‘구속 전 피의자 심문’과 비교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징계위는 ‘증인심문’이라는 용어에 중점을 두고 ‘신문과 다르므로 위원회만 절문하는 절차’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부당하다”며 “당사자에게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로서의 심문(審問)과 증거조사방법으로서의 심문(尋問)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문(審問)에는 ‘따져서 묻는 것’이라는 의미와 ‘당사자에게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구속 전 심문은 법원이 피의자에게 질문을 하는 절차와 함께 당사자에게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이에 반해 심문(尋問)이나 신문(訊問)은 소송절차 등에서 증거조사방법으로서 묻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본에서는 폐전 후 폐지한 신문(訊問)이라는 용어를 우리나라는 행방 후 형사소송법을 제정하며 유지했지만 현재는 여러 법률들에서 질문하고 답하는 절차에 대해 신문(訊問) 대신 심문(尋問)이라는 용어가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증거조사방법으로서의 신문과 심문은 이와 같은 시대적 차이가 있을 뿐 ‘심문’이라는 용어가 당사자의 질문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당사자의 증거제출권과 증인신청권을 부여하면서 그 증인에 대해 질문할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적정절차 원리의 기본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 변호사는 “법관징계법은 제12조에서 징계 대상자에게 징계원인사실과 필요한 사항을 묻는 절차에 대해서는 심문(審問)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증인에 대해서는 제16조에서 신문(訊問)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징계위 주장대로라면 법관징계법에서는 ‘신문’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니 당사자의 질문권이 인정되지만 검사징계법은 ‘심문’이라는 용어 때문에 당사자 질문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법관징계법과 검사징계법이 상호 유사한 점을 감안하면 부적절한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남은 4명 위원 중 과반수 3명이 추 장관 편… 반대심문 없인 ‘증인심문’ 무의미

앞서 징계위는 윤 총장 측이 신청한 7명의 증인 외에 징계위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직권으로 증인으로 채택, 모두 8명의 증인을 채택했다.


이들 중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등 4명은 이른바 검찰 내 ‘秋 라인’으로 분류되거나 이번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를 적극적으로 도운 인물들로 추 장관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지검장과 한 감찰부장, 정 차장검사의 15일 징계위 출석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반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해온 류혁 법무부 감찰관과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의 지시로 ‘재판부 정보수집 문건’ 작성이 법적으로 직권남용에 해당하기 어렵다는 자신의 보고 내용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기록에서 삭제됐다”고 폭로한 이정화 검사, 해당 문건의 작성자인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 ‘채널A 사건’ 수사에 관여했던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 등 4명은 윤 총장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추 장관이 자신을 대신할 징계위원장직을 믿고 맡긴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나 당연직 위원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물론 외부위원인 안진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 교수 등 3명은 추 장관의 의중대로 윤 총장에 대한 중징계 의결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윤 총장이 심 국장과 함께 이들 3명에 대해 ‘기피’를 신청한 것 역시 그 같은 판단 때문이었다.


현재 징계위는 7명의 위원 중 추 장관이 제척되고 2명의 외부위원이 사퇴한 뒤 그 중 1명만 정 교수로 대체된 데다, 지난 심의기일에 심 국장이 심의를 회피해 4명의 위원만 남은 상태다. 윤 총장이 기피 신청을 하지 않은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에 소극적 의견을 갖고 있더라도 나머지 3명의 위원만으로도 출석 위원의 과반수라는 의결정족수가 충족돼 얼마든지 윤 총장에 대한 해임 등 중징계를 의결할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증인심문 과정에서 추 장관 편에 서있는 위원들이 채택된 증인들에게 징계 절차상 논란이 됐던 문제들이나 징계 사유가 된 실체적 내용들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 지검장이나 심 국장의 경우 증인으로 출석하더라도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 등 이유로 답변을 회피할 가능성이 크다.


윤 총장 측이 꼭 증인에 대한 직접 반대심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도 징계위에서 징계위원들을 설득해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는 목적보다는 향후 법원에서 진행될 징계 처분 취소소송이나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이번 징계 청구가 부당했고, 징계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음을 입증하는데 필요한 증언을 확보할 목적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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