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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목소리 무시" vs "여성이 주체인 사안" 정치권 '낙태죄 논란' 두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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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낙태죄 폐지 관련 공청회
김남국 "남성 인식 알고 싶다…함께 결정할 문제" 발언
정의당 "여성 삶 짓밟는 어이없는 망언" 비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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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이른바 '낙태죄 개정안'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이 남녀 간 성갈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정한 조건 하에 낙태를 허용하도록 개정하는 법안을 두고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낙태죄에 대한) 남성의 인식을 알고 싶다"고 발언하자, 정의당이 "여성들의 삶을 짓밟은 어이없는 망언"이라며 즉각 유감을 표하고 나서면서다.


김 의원과 정의당의 갈등은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낙태죄 폐기 관련 공청회에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이날 "(낙태죄에 대한) 남성의 인식을 알고 싶다", "20~30대 남성이 낙태죄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평가가 있냐", "(낙태죄는) 남성이 함께 결정해야 할 문제이고, 남성도 심각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등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의원의 발언을 겨냥해 "여성의 삶을 짓밟은 어이없는 망언"이라며 "오늘 공청회에서 오간 이야기는 여성들의 현실이 아니었다"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정치의 책임을 다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낙태죄 전면 폐지에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김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질문한 사람의 의도를 완전히 왜곡했다"며 "낙태는 남성도 같이 책임질 문제라는 것을 전제로 남성의 정부 법안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낙태죄' 개정 관련 공청회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낙태죄' 개정 관련 공청회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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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10일 재차 글을 올려 "설마 정의당은 여성만이 낙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인가"라며 "남성은 낙태죄에 대해서 질문이나 의견도 가질 수 없다는 식의 정의당의 논평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해당 글에서 김 의원은 "정의당의 노회찬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6411번 버스'에는 여성도 타고 있었고, 남성도 타고 있었다"며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연설을 인용하기도 했다.


노 의원은 해당 연설에서 "매일 새벽 6411번 버스를 타고 아주머니들은 직장인이 있는 강남 빌딩에 출근하지만, 이들은 한 달에 85만원 받는 '투명인간'으로 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의원은 해당 연설을 언급함으로써, 사회에서 투명인간 취급받는 약자들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낙태죄를 두고 촉발된 정치권 논란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남성도 낙태죄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취지로 김 의원을 옹호하는 반면, '낙태죄는 여성에게 적용되는 여성이 주체인 사안'이라는 취지로 반박이 나오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김 의원의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님 말이 맞습니다. 사회적 문제에서 남자의 목소리를 무시하겠다니, 무슨 편향주의인가", "정의당의 지나친 여성주의가 편파적인 논평으로 나온 것 같다", "이게 남성 혐오가 아니면 뭔가" 등 김 의원을 옹호하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연합 페미니즘 동아리 '모두의 페미니즘' 소속 '낙태죄는 역사속으로 TF팀' 주최로 지난달 1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학생 연합 페미니즘 동아리 '모두의 페미니즘' 소속 '낙태죄는 역사속으로 TF팀' 주최로 지난달 1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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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본질에서 벗어났다'라는 취지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낙태에 대해 남성이 의견을 가질 수는 있지만, 낙태는 어디까지나 여성이 주체인 사안"이라며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법안에서 굳이 남성의 인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되물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현행 낙태죄는 여성만을 처벌하고 있다"며 "여성을 처벌하는 법안을 개정하는 문제에 남성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순 억지"라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 또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김 의원을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일언반구 사과 없이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양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수 없는 여성들이 지금까지 맞닥뜨려야 했던, 폭력을 가했던 이들이 '나도 피해자'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문제의 핵심을 비껴간 채 반성이라고는 단 한 줄도 찾아볼 수 없는 적반하장 태도"라고 꼬집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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