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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벼랑 끝 면세산업, 정부 지원의 끈 놓아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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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구 한국면세점협회 이사장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나 그 전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도 잘 이겨냈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역시 쉽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런 기대를 무색하게 할 만큼 끈질겼고 겨울철에 들어서는 3차 확산이 현실화됐다. 코로나19는 우리 경제에도 깊숙이 침입해 부정적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면세점ㆍ항공ㆍ여행업 등 기존에 큰 피해를 입은 관광 관련 산업은 이제 한계 상황에 몰렸다.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항공, 여행 등 국제 관광의 회복은 2021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산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1~9월까지 내ㆍ외국인 입출국객이 전년 대비 90% 이상 감소했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현재까지 3700억원이 넘는 누적 적자가 발생했다. 국가 차원에서 면세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항 내 상업시설 임대료 감면, 재고물품 수입 통관 및 제3자 반송 허용, 특허 수수료 납부 유예 및 경감 조항 신설과 같은 다양한 대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경영 위기의 정도가 심각해지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입국이 제한되고, 최근 중국 정부는 한국발 중국 입국자에 대해 입국 요건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면세품을 구매해가던 중국 다이궁(보따리상)의 발목이 또다시 묶일 것으로 예상돼 내년에 면세업계가 진짜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면세산업의 최대 경쟁국인 중국은 국가 주도의 면세산업 육성과 과감한 규제 개선을 통해 자국 면세산업을 키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하이난의 CDFG 면세점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세계 1위 면세업체로 부상했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 면세산업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이겨내고 기존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껏 시도하지 않은 다양하고 적극적인 국가의 지원 방안이 요구된다.


그중 하나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탑승자에 대해 면세점 이용을 허용한 제도다. 정부가 면세점업계 등의 건의를 수렴해 추진 중인 해당 사안은 비행 편수 등을 고려할 때 당장의 경제적 효과가 크지는 않겠지만 국내 항공산업과 관광산업 그리고 면세업계의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시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을 확대하는 방안 역시 함께 모색돼야 한다. 공항 전체 근로자와 동선 등에 대한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외국인 관광객의 우리나라 입국은 허용하지 않되 공항 환승은 허용해 환승 대기 시간 동안 출국장 면세점 등에서 쇼핑할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이 있다. 이렇게 한다면 입출국자 규모에 상관없이 공항, 항공사, 여행업계, 면세점 모두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업계에 대한 지원을 주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망우보뢰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 근로자와 사업체가 함께 생존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코로나19 장기화의 여파를 고려하지 않고 지원의 끈을 놓아버린다면 면세산업의 회복탄력성에 심각한 훼손이 발생해 국제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음을 상기해주길 바란다. 


박철구 한국면세점협회 이사장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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