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미생물학과 이명숙 교수, 30년 근무 모교에 발전기금 1억원 남겨
“살기힘들었을 때 학교는 장학금으로 나를 공부시켰다”, “이제 갚고 떠날 때”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여교수는 정년을 10년 앞두고 월급에서 따로 떼어 적금을 들었다.
그 돈이 1억원으로 불었다. 노후 자금이었을까, 가족 여행을 위해 잊고 모아 둔 돈이었을까?
11월 26일 그 돈의 정체가 알려졌다. 부경대 미생물학과 이명숙 교수(65)는 1억원을 들고 대학 총장실을 찾았다.
내년 2월 정년퇴임인 이 교수는 10년 전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동료 교수이자 대학 총장에게 온 것이었다.
그가 스스로에게 한 약속은 “학교 발전을 위해 써 달라”는 말로 드러났다.
1억원이라는 큰돈을 쾌척한 자리에서 이 교수는 장영수 총장에게 “나의 직장이자 모교인 부경대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돈을 받아 든 장 총장도 부경대 출신이다. 선배 교수가 교정을 먼저 떠나면서 후배에게 정든 모교에 대한 애틋함을 전해주고 떠나는 것이다.
돈은 이 교수가 지난 10년간 꼬박꼬박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떼어 마련한 것이다.
이 교수는 “퇴임할 때 학교에 ‘30년’의 고마움을 갚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한 번에 큰 금액을 낼 자신은 없었다. 그래서 적금통장을 따로 만들어 10년 전부터 매달 모았고 정년을 앞두고 기부할 때가 온 것”이라고 했다.
내년 2월 정년을 맞는 이 교수는 1974학번이다. 부경대는 30년간 재직한 직장이자 모교이다.
그는 “내가 대학에 입학할 무렵 집안 형편이 무척 어려웠는데, 다행히 대학 4년 동안 장학금을 받으며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또 정말 운이 좋게도 모교에 재직하며 30년간 학문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행복을 누렸다. 이제 내가 갚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부경대는 이 교수의 뜻을 들어, 학교 연구기자재와 시설 확충, 학생자치활동 지원 등에 이 돈을 쓸 계획이다.
이 교수는 “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알찬 대학생활을 보내는 데 작은 보탬이 되면 좋겠다”라며 웃음까지 남겼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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