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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가 왜 대중과 소통?" '미성년자 성폭행' 고영욱, SNS 개설에 비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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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3명 총 4차례 성폭행 및 강제 추행한 고영욱
고영욱, '전자발찌 1호 연예인' 오명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 SNS 개설
누리꾼 "진정 반성한다면 활동 재개 못 해"

그룹 룰라 출신 가수 고영욱.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룹 룰라 출신 가수 고영욱.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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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전자발찌 연예인 1호'라는 오명을 얻은 그룹 룰라 출신 가수 고영욱이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며 SNS를 개설한 가운데 그를 향한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연예인을 하게 해주겠다"며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고씨가 다시 대중 앞에서 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고씨의 SNS 활동이 연예계 복귀 의사를 암시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는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이 대중을 납득시키지 못 한 채 복귀만을 서둘러 할 경우, 비난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씨는 1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시 인사를 드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젠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며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 주소를 공유했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2건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었다. 첫 게시물에서 고씨는 "9년 가까이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살아있는 한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기에 이젠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면서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늘 성찰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겠다"고 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 고씨는 "(어머니가) 저로 인해 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셨지만 다행히도 반려견들과 건강하게 지내고 계신다"면서 자신의 모친 사진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고씨의 갑작스러운 SNS 활동 소식에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데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고씨가 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또 고씨는 SNS 개설 이유로 '세상과의 소통'을 꼽았지만, 그는 인스타그램의 댓글 기능을 차단하는 등의 모순적인 태도를 보여 누리꾼들의 분노를 가중시켰다.


한 네티즌은 관련 기사 댓글을 통해 "진짜 반성한다면 복귀 생각은 절대 못 한다"면서 "본인 스스로 '이정도 자숙했으면 됐다'고 생각하고 슬그머니 나오려는 것 같은데 범죄자 얼굴 다시 보고 싶지도 않다. 진정 반성한다면 SNS든 뭐든 소통하지 말고 살아라"고 비판했다.


12일 고영욱이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글과 사진. 사진=고영욱 인스타그램 캡처.

12일 고영욱이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글과 사진. 사진=고영욱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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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고씨는 2010년 7월부터 약 2년여간 서울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총 네 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그는 '연예인을 하게 해주겠다'며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술을 먹인 뒤 오피스텔에 데려가거나, 승용차로 데려가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대법원은 2013년 12월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 판결했다. 이와 함께 출소 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년, 신상정보 공개 5년 명령도 내렸다.


유명 연예인이 성범죄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사례는 고씨가 최초다. 고씨는 2015년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만기 출소했으며, 2018년 7월9일 착용 기간이 만료돼 전자발찌를 풀었다.


일각에서는 고씨의 'SNS 활동 재개'가 연예계 복귀의 신호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범죄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몇 년의 자숙 후 복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그맨 신동엽, 가수 싸이, 배우 주지훈, 가수 박봄, 빅뱅 지드래곤과 탑 등 마약 사건에 연루됐던 인물들은 물론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엠씨더맥스 이수 등도 결국 연예계로 복귀했다.


이는 현행 방송법과 관련 있다. 현재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금지할 방법은 없다. 현행 방송법은 "방송의 공적 책임으로서 범죄 및 부도덕한 행위나 사행심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을 뿐, 사실상 각 방송사의 재량에 달렸다.


그룹 룰라 출신 가수 고영욱.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룹 룰라 출신 가수 고영욱.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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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쉬운 복귀'로 인해 범죄에 대한 문제의식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연예인을 우상으로 삼는 청소년들에게는 이 같은 영향이 더욱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직장인 김모(28)씨는 "연예인이 벼슬도 아니고 범죄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범죄가 없었던 일이 되나. 그런 것도 아닌데 자숙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스크린관에 얼굴을 비추는 모습이 어이없다. 이렇게 쉽게 복귀하게 되면 결국 범죄의 인식이 가벼워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복귀한 연예인들이 자신의 범죄에 대해 희화화하는 태도도 문제다. 과거 원정 도박 등으로 논란이 됐던 방송인 신정환도 최근 한 모바일 포커게임 모델로 발탁돼 빈축을 산 바 있다. 이외에도 상습 도박 논란이 있었던 이수근이나 음주운전을 자수했던 유세윤 등은 자신의 범죄를 TV 프로그램을 통해 개그 소재로 삼았다.


전문가는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이 복귀를 택할 경우, 대중의 생각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대중의 판단 기준은 달라진다"면서 "대중을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을 정도의 자숙 과정 등을 거쳤는지가 중요하다. 자숙하고 복귀하는 과정에서 대중을 이해시키지 못했다면 대중은 그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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