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필자가 어떤 계기를 통해 금융권의 프라이빗뱅커(PB)라는 직업을 갖게 됐는지 물어봐주는 이들이 더러 있다. 컨설턴트, 연구원 등의 직업에 종사하다가 현재의 자리로 이직을 결심할 만한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으나 정적인 분위기보다는 역동적인 업무 환경을 동경한 개인적 선호도도 분명 크게 작용했다. 시간이 흐르며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트렌드를 관찰하고 대응하는 면도 매력적이고 고객, 업계 동료 등의 인연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큰 활력소가 된다.
얼마 전에도 이러한 행운을 경험했는데 이제껏 생각도 못 해본 주제가 그날의 이야깃거리가 됐다. 열 명가량의 인원이 모인 자리에서 상당수 인원이 '비건(vegan·엄격한 채식주의)'을 엄격하게 실천하거나 또는 비건에 대한 오랜 연구를 통해 단계적 실천을 하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몇 년간의 비건 생활을 통해 신체적으로 경험한 긍정적 변화를 설명해줬다.
최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실천하는 사람을 흔히 접하다가 탄수화물은 마음껏 섭취하되 동물성 성분이 들어간 음식을 멀리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아직 명쾌한 답을 해준 이도 없고 개인적으로 임상을 단행해보지도 않았으나 며칠간의 생각 끝에 도달한 결론은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친 생활은 지양하자'로 귀결됐다.
필자가 일하는 영역에서는 항상 균형에 대해 고민한다.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면서 '안전자산vs위험자산' '단기투자vs장기투자' 또는 '국내 투자처vs해외 투자처' 등의 균형을 맞춰야 좋은 포트폴리오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위험도, 투자 자금의 회수 기간, 투자 대상의 자산 등에서 균형이 깨지면 고객이 목표하는 좋은 성과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에서 매일같이 균형을 고민하면서 과연 내 삶의 균형은 잘 지키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때론 시간 배분에서 '가족과의 시간'과 '업무시간'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도 하고,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운동 시간과 수면 시간에 아쉬워하기도 한다. 전문 분야의 지식을 쌓기 위해 혼자만의 공간, 고민 등이 필요하기도 하고 내 머릿속에 축적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타인과의 교류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타인과의 교류에서는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할까? 어릴 적 다수의 어른에게 배운 대로 본인을 낮추고 최대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한 태도만이 미덕일까? 아니면 '자기 PR'가 중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거침없이 자신감 있는 태도로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는 것이 좋을까? 매 순간 균형을 생각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늘려 동물성 단백질의 공간을 채우려면 분명 체중 증가란 난관에 봉착할 것이고, '황제 다이어트'의 방법대로 고기 섭취만을 통해 체중 감소를 추구하는 과정에서는 당뇨병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속속 발생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시간 관리, 관계 형성, 전문 분야에서의 실력 향상, 체력 관리, 다른 이를 대하는 태도 등 그 어떤 분야에서도 한쪽으로 치우쳐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면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을 마주할 수 있다. 나는 지금 균형을 이루며 내 하루하루를 만들어가고 있을까? 너무나도 좋아하는 삼겹살, 쌈채소, 현미밥, 김치 등을 가족과 함께 먹으며 조화로운 나의 일상을 계획해본다.
윤보원 하나금융투자 Club1WM센터 영업상무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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