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코로나19 피해 알지만 정서법상 어려워" 손 놓은 대기업 지원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정부 "별도의 지원 고려 안해"
전문가들 "협력업체 도산 등 연쇄 작용 막아야"

"코로나19 피해 알지만 정서법상 어려워" 손 놓은 대기업 지원책
AD
원본보기 아이콘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주상돈 기자, 장세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대기업들이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놓였지만, 정부는 사회 분위기와 정서법을 이유로 지원책 마련을 미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까지 휘청일 경우 협력업체 연쇄 도산, 고용 불안 등으로 사태가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23일 국회 및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제까지 발표된 코로나19 관련 업종ㆍ분야별 긴급 지원방안 외에 대기업 대상의 별도 지원책 마련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알고있다"면서도 "그러나 정부가 나서서 국민 세금으로 대기업을 지원한다는 것은 정서법상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 역시 "대기업 대상의 지원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항공업과 마찬가지로 업종별 지원방안을 발표하다보면 대기업도 자연스레 혜택을 받는 방향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기업 지원 방안에 소극적일 뿐 아니라 노골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 막대한 임대료를 내느라 사실상 매장 폐쇄 위기에 놓은 면세점 업계가 대표적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를 받고 있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지난해 기준 총 1조761억원의 임대료를 면세점 업체들로부터 받았는데 전체 수익의 91.5%인 9846억원을 대기업이, 8.5%인 915억원을 중소중견 업체들이 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일부(시티플러스ㆍ그랜드) 면세점에 한해서 6개월 간 임대료를 25% 감면해주기로 했지만, 대기업 계열과 일부 중견업체(SMㆍ엔타스듀티프리)는 제외됐다. 추가 지원책으로 내놓은 것은 '3개월 납부 유예'다. 임대료 납부 기한은 미뤄주겠지만, 약속된 금액은 전부 받겠다는 얘기다.


롯데ㆍ신라ㆍ신세계면세점 등 대형 3사의 인천공항 면세점 평시 한 달 매출은 2000억원에 달했지만 3월 들어 80% 급감한 4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납부할 임대료는 800억원으로 매출액의 2배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시장이 타격을 입었으니 임대료 감면을 통해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로 '착한 임대인' 지원방안까지 내놨던 정부가 오히려 '나쁜 임대인'을 자처한 셈이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특정 업종의 소비 활성화에는 대기업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졸업·입학 대목이 실종된 화훼 업계를 돕자며 대기업 계열 호텔에 꽃 구매 확대를 요청했고, 공급할 곳이 없어진 급식 식자재 농가의 최대 판로로 대기업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조세감면을 비롯한 대기업 지원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의 경우 수출이 힘들어지고, 적자폭이 커지면 신용등급이 하락하게 되고, 이 경우 자본유출이 불가피하다"면서 "한시적으로라도 조세감면을 비롯한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므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여파를 정확히 분석해서, 그에 따른 과감한 감면 정책을 써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전 자본시장연구원장)는 "기업에 자금을 직접적으로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재정자금을 거의 무이자로 빌려주거나 해서 일단 기업 도산을 막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지역비하에 성희롱 논란까지…피식대학 구독자 300만 붕괴 강형욱 해명에도 전 직원들 "갑질·폭언 있었다"…결국 법정으로? 유명 인사 다 모였네…유재석이 선택한 아파트, 누가 사나 봤더니

    #국내이슈

  • "5년 뒤에도 뛰어내릴 것"…95살 한국전 참전용사, 스카이다이빙 도전기 "50년전 부친이 400만원에 낙찰"…나폴레옹 신체일부 소장한 미국 여성 칸 황금종려상에 숀 베이커 감독 '아노라' …"성매매업 종사자에 상 바쳐"

    #해외이슈

  • [포토] 수채화 같은 맑은 하늘 [이미지 다이어리] 딱따구리와 나무의 공생 [포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방한

    #포토PICK

  • 현대차, 中·인도·인니 배터리 전략 다르게…UAM은 수소전지로 "없어서 못 팔아" 출시 2개월 만에 완판…예상 밖 '전기차 강자' 된 아우디 기아 사장"'모두를 위한 전기차' 첫발 떼…전동화 전환, 그대로 간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급발진 재연 시험 결과 '사고기록장치' 신뢰성 의문? [뉴스속 용어]국회 통과 청신호 '고준위방폐장 특별법' [뉴스속 용어]美 반대에도…‘글로벌 부유세’ 논의 급물살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