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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그룹의 외도]③2세 승계수단 활용된 '차등배당'

최종수정 2020.01.15 17:01 기사입력 2020.01.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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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딸 이름 '보라'를 넣어 '반도유보라'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만들 정도로 딸에 대한 애정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들 권재현 반도개발 상무에게만 그룹 지주사인 반도홀딩스 지분을 물려주는 등 장자 중심의 승계 절차를 거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도홀딩스가 차등배당을 실시하도록 해, 권 상무가 거액의 승계 실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소액주주 권익을 취지로 허용된 차등배당이 대주주 일가의 증여 목적으로 오용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015년 반도홀딩스의 2대 주주가 된 권재현


반도그룹은 1980년 3월 설립된 건설사다. 반도건설을 시작으로 종합건설·레저그룹으로 성장했다. 2009년에는 건설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반도홀딩스를 설립했다. 2018년 기준 국토교통부 발표 토목·건축 시공능력평가에서 13위(평가액 2조5928억원)를 차지했다.


감사 보고서상 권재현 상무가 처음 등장한 것은 반도홀딩스가 설립되기 2년 전인 2006년이다. 당시 반도건설은 권 상무를 대상으로 39억원을 대여해줬다. 계열사 반도개발 지분 취득 및 증여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2015년에 권 상무가 다시 등장한다. 반도홀딩스 지분 30.06%(70만주)를 취득하면서 단숨에 권홍사 회장의 지분 69.31%(162만1395주)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그 바로 직전 연도인 2014년에는 권홍사 회장이 지분 93.01%(216만6275주), 권 회장의 동생인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이 6.44%(15만주), 기타주주가 0.55%(1만2750주)의 반도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차등배당으로 기업승계 실탄 마련…반도홀딩스 배당수익 3년간 476억원


권 상무가 2대 주주로 오른 2015년 반도홀딩스는 대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1주당 배당금은 5만8000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406억원에 달했다. 2015년 반도홀딩스의 총 발행주식 232만9025주로 주주 균등 배당을 했다면 총 배당금은 1351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차등배당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돈(배당총액)으로 권 상무가 배당의 대부분을 받을 수 있게 됐다.


2015년 감사보고서에는 '중간배당금은 차등배당으로 70만주에 대한 배당금'이라고 명시됐다. 차등배당은 회사가 소유한 주식 규모에 따라 배당에 차등을 두는 것을 뜻한다. 대주주가 소액주주에게 배당권리 일부를 양보 또는 포기해 소액주주가 많은 배당을 받도록 하는 경우다. 특히 차등배당의 경우 가업 승계나 상속 및 증여 시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배당금 406억원이 차등배당이라는 명목으로 오직 권 상무(70만주)에게만 집중된 것이다.


반도홀딩스는 이후에도 계속 배당을 했다. 다음 해인 2016년에는 주당 6000원에 총 139억7415만원, 2017년에도 주당 4000원에 총 93억1610만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2018년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 이 시기에 권 상무가 가져간 배당금은 2015년 406억원, 2016년 42억원, 2017년 28억원 등 3년간 약 476억원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소액주주를 위한 제도인 차등배당이 대주주의 증여 목적으로 잘못 사용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반도홀딩스의 경우 권 회장 부자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차등배당을 하더라도 오너 일가 외에 다른 소액주주에게 가는 돈이 없다"면서 "차등배당이 2세 승계 자금 마련 수단으로 잘못 활용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자금마련 창구 '반도개발'


반도개발도 권 상무가 최대주주에 등극하는 시기에 적극적으로 배당을 실시했다. 반도개발은 골프장 설치운영 및 기타 체육시설의 설치 운영사업을 주사업목적으로 1989년 설립됐다.


2006년 감사보고서 기준 권 회장은 반도개발 지분 35%(14만주)를 보유했다. 이어 권 상무가 30%(12만주), 권 회장의 부인 유성애 여사가 20%(12만주) 기타주주 15%(6만주) 등의 지분을 가졌다. 이듬해인 2007년에 권 상무는 반도개발 지분율을 65%(26만주)로 끌어올리며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권 회장과 부인인 유 여사는 각 10%(4만주)로 지분율이 감소했고, 기타주주는 15%를 유지했다. 이후 2013년부터는 권 상무를 비롯한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100%로 올라, 권 상무 개인 회사가 됐다.


반도개발은 권 상무 지분율이 높아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배당을 실시했다. 2010년 주당 5000원에 총 20억원, 2011년에는 주당 2500원에 총 10억원을 배당했다. 2015년에는 공교롭게도 반도홀딩스 때와 마찬가지로 대규모의 배당을 한다. 주당 1만6250원에 총 60억원이다. 당시 권 상무가 받은 배당금은 총 6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운용사 지배구조 전문가는 "권 상무가 지주사인 반도홀딩스와 개인 회사인 반도개발을 통해 받은 배당금 총액이 500억원을 넘어선다"면서 "대부분을 승계 재원으로 활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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