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중동 위기 진정 기미에 상승…나스닥 사상 최고치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확전 자제 연설로 전운이 감돌던 중동의 위기가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보다 161.41포인트(0.56%) 상승한 2만8745.09에 거래를 끝냈다. S&P500지수도 15.87포인트(0.49%) 올라 3253.05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이날 60.66포인트(0.67%) 뛴 9129.24에 거래를 마무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보복 등 전쟁 대신 경제 제재를 선택했다고 밝히면서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 미사일 공격에 대해 미국인 사상자가 없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는 대신 강력한 경제적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이 물러나려 하고 있다"면서 평화를 원한다면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지난 3일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 군 사령관을 공습해 살해한 후 이란과 미국간 확전 가능성 및 국제 유가 급등을 우려하고 있었다. 특히 전날 이란이 미군 기지 2곳에 대해 공격을 가하면서 피해 및 미국의 대응 방향에 온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현재까지 전날 이란의 공격에 따른 피해자 발생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이라크의 석유 인프라도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뉴욕 금융시장에선 중동 전운 고조로 전날 가파르게 상승했던 원유ㆍ금 값이 급락했다. 전날 4% 이상 급등했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이날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4.9%(3.09달러) 하락한 59.61달러에 마감됐다. 지난달 16일 이래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대로 내려갔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전날 4% 이상 급등했지만 이날 오후 오후4시25분 현재 배럴당 3.30%(2.25달러) 떨어진 66.0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불안심리가 완화되면서 안전 자산 선호도가 감소해 국제 금값도 11일 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9%(14.10달러) 내린 156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월가에선 이란과 미국간 갈등 고조가 장기적인 주식시장 침체로 이어진 적이 거의 없다는 분석에 따라 희망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투자정보업체 바클레이스의 분석에 따르면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고 난 후 3개월간 평균 S&P500지수가 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6개월 후엔 평균 5.5%까지 올랐다.

미국의 고용지표도 호조를 보였다. 미국의 비농업 민간 분야 일자리가 지난 12월 한 달간 20만2000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정보업체 ADP가 고용보고서를 통해 이날 밝혔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대부분의 일자리 증가가 중ㆍ소 기업들에 의해 이뤄졌다. 50인 이상~500인 미만 중간 규모 기업들의 일자리가 8만8000개 늘어났고, 50인 미만 소기업들의 고용도 6만9000개 증가했다. 500인 이상의 큰 기업들은 4만5000개의 일자리를 늘렸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예측한 15만개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부문 별로는 서비스 분야가 17만3000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제조업 분야 2만9000개를 압도했다.

11월의 비농업 민간 부문 신규 일자리 숫자는 12만4000개로 조정돼 기존 6만7000개 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미국의 12월 공식 고용 통계는 10일 발표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16만개의 신규 일자리, 3.5%의 실업률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미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사의 주가는 전날 이란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소속 보잉737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1.8% 하락해 다우지수 전체에 부담을 줬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