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탓 '물가 꿈틀'…소비자물가에 영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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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생산자물가도 5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가 최근 연중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향후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9년 2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3.81(2010년 100기준)로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 간 원재료 등을 대량으로 거래할 때 형성된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다. 보통 한 두 달 가량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지난달 반등했다.

생산자물가가 반등한 것은 국제유가의 영향이 크다. 2월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전월 대비 9.3%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공산품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2월 석탄 및 석유제품 물가 상승률은 3.2%로 지난해 9월 3.4% 이후 최대였다. 석탄 및 석유제품을 품목별로 보면 경유가 6.1%, 나프타 7.3%, 휘발유 4.5% 올랐다.

서비스 물가의 경우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주거용 부동산 관리비가 10.1%, 택시가 6.0% 올랐다. 주거용 부동산 관리비는 1월에 올린 부동산 관리비용이 2월에 반영된 것이며 택시는 택시요금 인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농림수산품 물가지수는 농산물 가격 하락 여파로 전월대비 3.6% 하락했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가 -18.0%, 피망이 -23.5%, 닭고기 -8.6%, 돼지고기 -3.5% 등으로 하락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3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3월에도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8일 배럴당 59달러대까지 오르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지속과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등이 원인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수입물가도 두 달째 오름세를 보였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86.56으로 전월(84.93)대비 1.9%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 등 물가 선행지표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향후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올해 소비자물가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당시 한 금통위원은 "국제유가 하락과 낮은 수준의 관리물가로 최근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크게 둔화됐다"면서도 "최근의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 유류세 인하 종료와 공공요금 인상 계획 등을 고려할 경우 이같은 공급 측 요인에 인한 하방압력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에 힘입어서 국내 생산자물가도 다소 오름세로 돌아섰다"며 "이달 들어서도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어 물가상승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