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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참가국 중 '대만'이란 나라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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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올림픽 명칭은 '차이니스 타이베이'... 국기도 못 들어
1952년 헬싱키 올림픽 이후 충돌한 2개의 중국... 1970년대부터 대만 소외
24일 국민투표로 올림픽 참가 명칭 '대만' 변경 시도... 중국 반발

대만은 1984년 이후 '차이니스 타이베이'이란 명칭으로 올림픽 및 국제스포츠에 참가해왔다.(사진=KBS1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중계 캡쳐)

대만은 1984년 이후 '차이니스 타이베이'이란 명칭으로 올림픽 및 국제스포츠에 참가해왔다.(사진=KBS1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중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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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대만 정부의 국제스포츠 대회에서의 국호 변경 시도에 대해 올림픽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대만(Taiwan)'이란 국호를 두고 벌어진 양안간 대결이 국제무대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1984년 사라예보 동계 올림픽 이후 줄곧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명칭과 국기 대신 대만올림픽위원회기를 쓰는 수모를 겪었던 대만이 또다시 중국과 국제사회의 압박에 무릎꿇을지 여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중간 무역분쟁이 심화되는 와중에서 벌어지는 이 양안간 파열음에 대해 중국정부가 어떻게 대처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AFP통신 등 외신들에 의하면 19일(현지시간) IOC는 대만정부에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대만(Taiwan)'이란 명칭을 사용할 경우, 올림픽 참가 자격 자체를 박탈할 수 있다는 서한을 보냈다. 앞서 대만에서는 24일(현지시간) 열릴 지방선거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만'이란 명칭으로 참가할 것인지를 묻는 국민투표도 함께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국민투표는 대만 유권자 1900만명 중 25%가 찬성하면 통과된다. 중국정부는 이를 우회적인 독립시도라며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양안간 관계도 이로 인해 악화된 상태다.

대만은 1984년 이후 줄곧 '차이니스 타이베이'란 명칭으로 참가해왔고, 국기 대신 대만올림픽위원회기를 들고 입장하는 등 수모를 겪어왔다. 이는 1971년, 중국이 대만을 밀어내고 국제연합(UN) 상임이사국이 되면서 국제사회에서 대부분 국가들이 대만을 독립국가가 아닌 중국의 일부 지방정부로 취급하며 국교를 단절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원래 대만의 공식 국가명칭은 중화민국, 영어로는 'Republic of China'다. 중화민국은 1912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멸망하면서 탄생한 나라로 공식적으로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공화국이다. 하지만 1949년, 중국 공산당에 밀려나 대륙에 중화인민공화국 정권이 탄생, 중화민국은 대만 섬과 일부 도서지역만을 관할하는 정도로 세력이 축소되면서 실질적인 대표성을 상실하게 됐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대만올림픽위원회기를 들고 환호하는 주무옌 선수의 모습. 대만은 국호는 물론 국기 역시 올림픽에서 쓸 수 없는 상황이다.(사진=AP연합뉴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대만올림픽위원회기를 들고 환호하는 주무옌 선수의 모습. 대만은 국호는 물론 국기 역시 올림픽에서 쓸 수 없는 상황이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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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중국이 올림픽에서 처음 부딪힌 것은 1952년 핀란드 헬싱키 올림픽 때였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화인민공화국에서 보낸 선수단과 국민당의 중화민국이 보낸 선수단이 둘다 '중국' 선수단임을 주장하면서 IOC도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 IOC는 양측에 단일팀 참가를 요청했지만, 대만은 이를 거부하고 경기를 보이콧했다. 1958년에는 IOC에서도 탈퇴했으며, 중국 역시 이후 올림픽에 한동안 참가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두개의 중국간 힘의 균형은 깨지기 시작한다. 1971년부터 시작된 핑퐁외교와 이듬해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 등 데탕트외교가 시작되고, 중화인민공화국이 대만을 밀어내고 UN에서 중국을 대표하게 되는 등 미·중간 사이가 가까워지자 대만은 국제사회로부터 버림받기 시작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이 '중화민국'이란 명칭까지 박탈당했다. 당시 캐나다 정부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정부로 인정하고, 대만 측에 중화민국 국호와 국기, 국가사용을 금지하면서 대만의 굴욕이 시작됐다. 이에 대만 측은 몬트리올 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단을 전원 철수시키고 IOC에서 탈퇴하는 등 강경하게 항의했으나,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담할 뿐이었다.

우방국인 미국조차 1972년 이후 중국과의 데탕트외교 상황을 굳이 깨려고 하지 않았고, 심지어 1979년에는 중국과 공식 수교까지 맺었다. 결국 대만은 1981년 다시 IOC에 가입하면서 국기와 국호를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쓸 수 없는 매우 굴욕적인 조건을 받아들여야했다. 현재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영토, 인구, 경제력 등 모든 분야에서 대만을 월등히 앞서게 되면서 대부분 국가들이 대만과 단교, 대만을 공식국가로 인정하는 나라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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