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서울시가 '서울로7017'에서 서계동, 중림동, 회현동, 후암동, 서소문동 등 주변의 도시재생지역으로 실핏줄처럼 뻗어나가는 보행길 7개를 새롭게 조성한다.
서울시는 서울로7017을 설계한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마스가 제안한 기본구상안 가운데 현장답사 등 타당성 검증을 통해 7개 연결길 총 7.6km를 우선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 각 연결길의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마스터플랜(기본계획)을 연내 수립할 계획이다.
단절된 길을 녹색으로 연결하고 각 길의 여건과 환경에 맞춘 다양한 사업유형을 마련해 적용하는 것이 마스터플랜의 기본방향이다. 예컨대 리모델링 등을 통한 건물 간 연결, 골목길 녹화, 거리카페 조성, 보행공간 확장 등이 적용될 수 있다.
서계2길(약 1100m)은 청파어린이공원과 국립극단을 지나 청파언덕길로 이어지는 길이다. 구릉지의 오래된 배후주거지를 관통하는 봉제공장, 옛길, 일식가옥 등 생활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도심 속 특색 있는 '문화길'이다. 후암1길(약 1300m)은 서울스퀘어 뒤편의 양동공원, 후암시장을 지나는 길로 서울역 일대 시간의 단면이 켜켜이 쌓인 길이다. 후암2길(약1400m)은 서울로에서 소월로 성곽 등 빌딩 사이사이 다양한 길을 통해 남산으로 이어지는 길이지만, 경사가 심하고 보행에 적합하게 계획되지 않아 정비가 필요한 곳이다. 회현1·2길(약1400m)은 적산가옥을 활용한 회현우편취급국 같이 근현대 건축 자산이 풍부한 지역으로,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특유의 정취를 느끼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서울시는 7개 길을 7명의 공공건축가가 각각 전담하는 '골목건축가'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한다. 7인의 골목건축가는 골목길과 길 위의 건축물, 기념물, 공공공지 같은 주요 자원을 유기적으로 고려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이후에도 지역주민, 공공, 전문가 간 소통·조율을 통해 지속적·장기적으로 길을 관리하는 일종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게 된다. 향후 골목길 내에서 신축이나 토목공사 등이 진행될 때 자문 등을 통해 마스터플랜과 정합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 달 21일 서울시 공공건축가 중 7팀(8명)을 골목건축가로 위촉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오는 18일 서울역일대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해외건축가 초청 워크숍을 개최하고 해외 사례와 다양한 전문가 아이디어를 수렴해 마스터플랜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워크숍에는 서울로7017의 설계자이자 암스테르담 예술대상(2004)을 수상한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마스가 참석해 서울로 2단계 연결길에 대한 기본구상을 발표한다. 스페인의 유명 건축가 마리아 호세 마르코스는 주민과 함께 200여 개 소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침체돼있던 스페인 구도심 무르시아 지역을 활성화시킨 사례를 직접 발표한다.
한편 서울시는 총괄기획가(서울시립대 유석연 교수)를 중심으로 골목건축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로 2단계 연결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별도로 수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7개 연결길에 대한 시범운영을 거쳐 골목건축가 방식을 서울 전역의 골목길 재생으로 확대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서울로2단계 연결길 조성사업은 골목건축가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길과 다양한 공간과 건축물, 기념물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줄 뿐만 아니라 각 장소에서 일어나는 활동들, 즉 그 지역 산업이나 그 지역의 문화, 그 지역의 주민들의 생활과 같은 무형의 가치들을 배려할 수 있게 돼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로를 중심으로 여러 갈래의 보행 길이 실핏줄처럼 이어져 보행이 편리해지게 되면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태형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장은 "주민과 함께하는 골목건축가라는 새로운 시스템은 점차 서울시 마을건축가 제도로 확대·운영할 계획"이라며 "주민들과 소통을 통해 지역의 장소적 특성을 발굴해 마을 풍경 향상과 공공에서 제공하는 전문적이고 신뢰도 있는 대시민 서비스를 시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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