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北 핵실험 준비’ 日 주장 사실과 달라

상업위성 사진 근거로 ‘활동 둔화’ 주장…“핵실험 시설 준비태세는 유지 가능성”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북한이 새로운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 같다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의 주장과 관련해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는 분석이 2일(현지시간) 제기됐다.

미국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LANL)의 핵실험 전문가인 프랭크 파비안 애널리스트, 미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산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의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즈와 잭 류는 이날 38노스 기고문에서 이처럼 주장했다.

고노 외무상은 지난달 31일 고치(高知)시에서 가진 강연 중 "과거 북한이 핵실험한 실험장 터널로부터 흙을 밖으로 옮겨 다음 핵실험 준비에 열심히 나서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미국이 제공한 위성 화면을 토대로 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노 외무상의 이날 발언이 얼마만큼 신뢰할 만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른바 '재팬 패싱' 비판에 대한 불만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분석했다.

파비안, 버뮤데즈, 류는 기고문에서 "고노 외무상의 발언 근거가 한참 전의 사진인지, 최근 며칠간의 사진인지 모르겠지만 지난달 23일자 상업위성 사진상에는 그의 주장과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전문가는 "핵실험장 주변의 활동이 이전 몇 달간에 비해 현저히 감소했다"며 "올해 초 이전 실험들과 무관한 서쪽 갱도 터널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됐으나 23일자 위성사진에서는 상당히 둔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주변의 인력이나 차량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평양에서 결정이 내려지면 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핵실험 시설의 준비태세는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이뤄진 도로보수 작업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