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기침체 다양한 경제현상 한국서 나타나"
'기초'에 충실한 일본 기업들 장기불황서 생존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일본 경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자신감 상실에 따른 심리적 위축현상이 뚜렸해졌다. 불황에 따른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각 경제주체는 경제성장에 대한 믿음을 상실했고, 실제 성장율도 하락하는 '이력효과(어떤 물체가 외부 힘에 의해 영향을 받은 후 본래 상태로 쉽게 돌아가지 못하는 현상)'가 나타났다.
18일 양지혜 메르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한국은 일본과 같은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대차대조표 불황이 현실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초래했던 다양한 경제 현상들이 상당 부분 한국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가계의 소비가 위축되는 점도 비슷하다. 일본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은 1981년 79.2%였으나 1990년에는 75.3%로 떨어졌고 1998년에는 71.3%까지 하락했다. 경제성장률이 급락하고 불안심리가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 평균 소비성향이 2010년 77.3%에서 2015년 72%까지 하락하였으며 2011년 이후 일본에 비해 소비성향이 떨어지는 속도가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디플레이션도 마찬가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2년 취임 직후부터 디플레이션 탈출을 역점 과제로 꼽았지만 현재까지 디플레이션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5%에서 올해 2%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가격변동성이 큰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다. 양 애널리스트는 "실질적인 수요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잠재 경제성장률 하락과 함께 저물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유통업계는 저성장의 탈출구를 '기본'에서 찾았다. 유통업게에선 중심상권이 가장 중요한 만큼 중심상권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했다. 일본에서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도시권으로 수도인 도쿄 인근에 집중됐다. 유통업체 실적에서 핵심상권 점포에서 매출은 70% 이상이다. 양 애널리스트는 "위성도시는 본전 유지 정도이고, 외각 지역의 대형 쇼핑몰의 경우 화려해 보이지만 고전하고 있다"면서 "도심상권의 편리한 입지조건은 관광객들의 인바운드 수요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일본의 장기 불황과 디플레이션 속에서도 가격할인보다 품질 향상에 방점을 찍은 유통기업들이 시장 입지를 강화했다. 일본의 백화점 업계는 아울렛 사업은 진출하지 않았다. 백화점은 고품질의 좋은 상품을 판매한다는 본질을 훼손시키지 않으려고 했고, 일본 선드럭 또한 PB상품 비중은 6~7% 정도에 불과하다. 평균 가격이 낮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비중을 10% 이상 높이고 있지 않고있다. 여기에 일본에선 양적 성장을 위한 M&A보다는 산업 구조조정 관점에서 M&A 활성화됐다. 그 결과 우수한 현금 창출력과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유통업체들 중심으로 산업 재편되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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