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밀수도 해외직구?…단속 10건 중 6.6건 ‘국제우편’ 이용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해외직구와 해외여행객 증가에 편승한 마약류 밀수가 기승을 부린다. 해외직구를 통한 국제우편, 항공여행자를 통한 세관 밀반입이 빈번하게 이뤄지면서다. 최근 밀반입을 시도하다 적발된 마약류는 필로폰, 대마류, MDMA 등이 주류를 이룬다.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 마약류 밀수 197건을 적발하고 시가 413억원 상당의 마약류 27.5㎏을 압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건수는 48%, 중량은 160% 증가한 수치다.


마약류의 밀반입 경로는 ▲국제우편(131건·66%) ▲항공여행자(36건·18%) ▲특송화물 (24건·12%) 등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관세청은 인터넷의 발달로 해외직구 등을 이용한 대마 및 양귀비 제품 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개중에는 대마씨 오일(hump seed oil), 대마종자 쿠키, 양귀비종자 쿠키 등이 포함돼 주의가 요구된다.

마약류로 인식하지 못하고 무심코 구입할 수 있는 이들 제품 역시 우리나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마약류로 분류, 반입이 엄격하게 금지되기 때문이다.

또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여행자를 통해 마약류를 밀반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성분을 제대로 알기 어려운 제품을 타인의 부탁을 받아 대신 들여오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관세청은 조언한다.

단속에서 압수된 마약류는 ▲필로폰(메트암페타민) 14.4㎏(52%) ▲대마류 4.1㎏(15%) ▲MDMA 1973정(2%)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중 국내에서 주로 유통되는 필로폰 압수량은 지난해 상반기 52건·7.1㎏에서 올해 상반기 57건·14.4㎏으로 105% 증가했다. 여기에 필로폰 적출국이 기존 중국 일변도에서 현재 미국, 대만, 태국 등지로 다변화하는 특징이 엿보인다. 미국에서의 필로폰 밀반입 사례 중에는 미군사우편물(JMMT)를 통한 것도 있었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MDMA와 LSD 등 파티용 마약의 압수량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가령 MDMA는 지난해 상반기 6건·143정에서 올해 상반기 31건·1973개로, 지난해 적발된 사례가 전무했던 LSD는 올해 상반기에만 13건·1500개가 밀반입 적발·압수됐다.

관세청은 미국의 대마초 합법화 영향으로 대마류의 밀반입 역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대마초와 대마 관련 제품(대마종자, 대마오일 등) 압수량은 55건·2.1㎏에서 올해 상반기 58건·4.1㎏로 이미 증가한 상태다.

국내 마약류 밀반입이 증가함에 따라 관세청은 집중단속을 지속하고 국내외 유관기관과의 공조체계를 강화, 밀반입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주요 공항만 세관에 조사·검사 인력과 장비(X-ray 검색기, 이온 스캐너 등)를 확충하고 여행자·화물 등 분야별 선별 검색기법을 개발 활용해 나가겠다”며 “또 마약 종류별로 밀반입이 빈번한 시기에 맞춰 단속을 강화, 마약류의 국내 밀반입 시도를 원천 차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