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나선 가계…1분기 여윳돈 5조 줄어

한은 '1분기중 자금순환(잠정)' 발표

자료:한국은행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올 1분기 국내 가계의 여윳돈이 전분기보다 5조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활황에 내 집 마련에 나선 가계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수 확보에도 1분기 국채 발행이 늘면서 여윳돈이 축소됐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7년 1분기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올 1분기 1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 19조2000억원보다 5조1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순자금운용은 예금, 보험, 주식 투자 등 금융자산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에서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자금조달)을 뺀 여유자금을 뜻한다. 자금운용액이 조달액보다 크면 순자금운용이고, 반대면 순자금조달이다.

가계의 여윳돈이 크게 줄어든 것은 주택 구매에 나선 가계가 늘어나면서 '자금운용'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자금조달'에 해당하는 대출 역시 정부의 대책에도 신규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그 규모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 작년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노후 경유차 폐차후 신차 구매시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자동차 구매가 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박동준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통상 매년 1분기에는 대출이 줄어서 순자금운용 규모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에는 주택규모에 나선 가계가 많아 운용 부분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주택 구입 등으로 부채를 늘리면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1분기 1586조8000억원으로 작년 4분기(1565조8000억원)보다 21조원(1.3%) 늘었다. 주가상승으로 금융자산도 같은기간 3389조2000억원에서 3444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16%에서 2.17%로 4분기 만에 상승으로 전환됐다.

1분기 정부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6조6000억원으로 전분기(7조5000억원)보다 감소했다. 매년 상반기에는 재정조기 집행으로 자금잉여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는데다 올 1분기에는 18조3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단 국세 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전년동기(1조5000억원)대비로는 순자금운용 규모가 확대됐다.

비금융법인 기업은 설비투자 호조에도 일부 공기업의 실적 개선 등으로 전분기대비 순자금운용 규모가 1조4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기업의 경우 2003년 4분기 처음으로 순자금운용이 발생한 후 3분기째 지속되고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