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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 얘기 없었다" 특검 주장 뒤집은 박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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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공판 특검 측 논리 배치되는 법정 진술…"삼성 합병, 이 사건 터진 다음에 알았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인이 정유라씨 승마지원 대가로 삼성 합병을 도왔다는 특검 측 논리와 배치되는 내용을 진술해 주목된다. 특검 측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한 근거로 활용했던 핵심 진술이 법정에서 뒤집힌 셈이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사건 재판 증인으로 나와 핵심 의혹에 대해 진술했다. 박 전 전무는 한국과 독일을 오가면서 정씨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박 전 전무는 검찰(특검) 수사 과정에서 최순실씨가 말 소유권 문제로 크게 화를 내면서 혼잣말로 "삼성도 내가 합치도록 도와줬는데 은혜를 모르는 놈들이다"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는 것이 검찰측의 주장이다.

최순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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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 전 전무는 법정 진술에서는 삼성 합병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박 전 전무는 자신의 측근인 김종찬 전 승마협회 전무의 진술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전 전무는 삼성 합병을 최순실이 도와줬다는 박 전 전무의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박 전 전무는 "내가 얘기한 기억이 없다"면서 "삼성이라는 말은 안했다"고 말했다.

박 전 전무는 "최순실이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어떤 일을 했는지 아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하나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이 "검찰이나 특검에서 합병에 대해 들은 것처럼 얘기했는데 (합병 얘기를 듣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법정에서 말한 게 사실이냐"고 재차 묻자 박 전 전무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또한 박 전 전무는 삼성물산이 합병했다는 사실을 "이 사건(국정농단)이 터진 다음에 알았다"고 진술했다.

박 전 전무는 삼성이 처음부터 정유라 1인의 승마 지원을 위해 움직였다는 특검 측 논리와 반대되는 주장도 펼쳤다.

박 전 전무는 "삼성은 (정유라 이외에 다른) 선수를 선발하려고 했다"면서 "고심하고 연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계약서에 나온 내용대로 진행하려 했지만, 최씨가 중간에 욕심을 부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박 전 전무는 "계약을 체결할 당시만 하더라도 최순실도 (승마선수) 여러 명 지원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갈수록 변질이 되고, 돈도 마음대로 쓰는 것 같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은 "박원오가 올림픽 승마지원을 이끌어내려는 욕심, 최순실은 정유라 지원을 받으려는 욕심, 이 두 가지가 복합되며 삼성의 지원을 이끌어낸 것이 이 사건의 실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씨가 평소 지인들에게 이 부회장을 호칭할 때 탤런트 이름을 연상하게 하는 '이재룡'으로 불렀다는 진술도 나왔다. 최씨는 승마협회에 파견된 삼성 측 관계자들을 상대로 평소에 고압적인 자세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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