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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방한금지령 한달②]매출 반토막 면세점…뒤늦게 시장다변화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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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사드보복에 매출 30~40% 뚝
일부 중소기업 면세점은 적자전환에 임대료까지 못내
업계 "몸집 불리기 보다 중장기적 계획 세울 기회로 삼아야"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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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에 불만을 품은 중국 정부의 방한 금지령이 한 달째 지속되고 있다. 자국민들의 한국 여행을 제한하는 물리적 보복은 당분간 철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시내 면세점의 상당수는 매출이 30~40% 수준으로 급감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뒤늦게 거래선을 다변화한다며 다국적 고객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빠져나간 중국인관광객의 빈자리를 채우기엔 다소 역부족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한 37만8503명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3월15일부로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한 데 따른 영향이다. 지난해 면세점 매출에서 중국인 매출 비율은 64%(7조8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실적 타격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같은 기간 인천공항 면세점을 찾은 중국인들의 구매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455억원을 기록했다. 제주공항의 일부 면세점은 60~70% 이상 매출이 뚝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의 경우 타격이 더욱 심하다. 동화면세점은 지난해 124억원의 영업손실, 1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한 데 이어 최근 에도 전년 대비 역신장 실적을 기록중이다. 청주공항 입점한 시티면세점은 지난달 공항공사에 선불로 지급하는 4월 임대료를 내지 못했고, 이달부터는 직원 절반에게 급여 80%를 주는 유급휴가를 시행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관세청은 당초 연말 예정됐던 신규 면세점 사업자의 영업 개시일을 늦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늦어도 오는 6월부터는 인테리어 공사와 브랜드와의 협상, 제품 사입 등을 추진해야 했던 현대면세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탑시티 등 서울 시내 면세점 3곳과 부산ㆍ알펜시아 면세점 등 5곳은 다소 여유있게 개점을 추진할 수 있게됐다. 관세청은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 대비할 수 있도록 올해 인상된 특허수수료 납부 기한을 연장, 분할납부도 허용할 계획이다. 5~6월 중으로 업계 간담회를 진행한 후 신규 면세점 영업개시일 연기 안건을 특허심사위원회에 상정할 방침이다.

면세점들은 발길을 돌린 요우커 대신 매출 기여도 2위의 내국인과 동남아, 중동, 일본 등 다국적 고객 모시기에 적극 나선 상황이다.
중국정부의 방한금지령 이후 한산해진 서울 명동 거리의 모습.

중국정부의 방한금지령 이후 한산해진 서울 명동 거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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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은 내국인 타깃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해외여행 러쉬가 예상되는 5월 황금연휴를 맞아 오는 14일부터 6월1일까지 50여일에 걸쳐 올들어 최대 금액의 선불카드, 여행용품, 해외 원정대 여행, 패밀리 페스티벌 입장권 등 대규모 경품 제공하는 고객 이벤트를 실시한다. 롯데면세점의 이번 행사 규모는 약 80억원에 이른다.
신라면세점도 적립금, 할인쿠폰, 선불카드 증정 등을 진행하는 ‘황금연휴 수퍼패스’를 마련했다. 5월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최대 8만원 적립금과 사은품을 증정한다. 서울점에서는 기존 구매금액별 선불카드도 최대 33만원까지 준다.

쇼핑을 돕는 ‘인천국제공항 매장 길 찾기’ 기능도 모바일 앱에 도입했다. 공항에 도착한 고객이 ▲면세품 인도장 ▲브랜드 매장 ▲안내데스크 ▲탑승구 등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경로를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다.

신세계면세점은 태국 관광객을 적극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최대 명절인 송끄란(Songkran)을 맞아 관광객이 밀려들어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송끄란은 태국의 설날로 매년 4월13일부터 15일 가족들과 새해를 맞거나 '물'을 주제로 축제를 즐기는 명절이다.

신세계는 지난달 100만 회원을 보유한 태국 씨티카드와 제휴를 맺고 홈페이지, 페이스북, 태국 최대 메신져 라인 등 SNS를 비롯 다양한 광고채널까지 총동원해 신세계면세점을 알릴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달 13일부터 시작되는 송끄란 행사 기간에 씨티카드 보유 태국인이 명동점을 방문하면 금액사은권, 남산 N타워 입장권, 경복궁 한복 체험권 등이 포함된 ‘서울 여행 패키지’ 등 다양한 쇼핑·관광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태국 와이파이 업체 ‘와이파이 뱅크(wifi-bank)’ 등 신세계와 제휴를 맺은 기업을 통해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육심원’의 고급 목쿠션을 선물하는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 펼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면세점이 특정국가(중국) 고객에게 서비스와 제품구색을 맞추는 등 편중된 영업을 하던 관행에서 벗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들도 2014년부터 갑작스레 밀려든 중국인관광객들을 맞이하는데에 급급해 중장기적인 운영계획과 다양성을 갖추지 못했던 것을 인정한다"면서 "그간 관광과 면세산업의 몸집을 키우는 데에만 치중했지만 앞으로는 보다 수준높은 서비스와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향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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