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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리비아 사이 줄타기 외교'…1986년 외교문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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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북미 동시 관계 개선 모란구상도 소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외교부는 미국의 대(對)리비아 경제제재동향, GATT신다자간 무역협상 준비위, 한미 간 미국 통상법 301조 관련 협의 등이 포함된 30년 경과 외교문서(1986년도분 중심) 총 1474권(23만여 쪽)을 11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에 따르면 1980년대 한중과 북미관계를 동시에 개선하고자하는 모란구상이 이 때부터 시작됐다. 모란구상은 1980년대 중반 북한이 소련으로부터 각종 신무기를 도입하는 등 북소 관계가 부쩍 긴밀해지는 데 불안감을 느낀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영향력을 키우려 한데서 비롯됐다.
또 한국 정부 요인을 포함해 30여 명의 사상자(사망 20명)를 낸 북한 소행의 아웅산 사건(1983년 10월 9일) 이후 테러범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판사의 딸 피살사건에 북한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당시 우리 정부가 포착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아웅산 사건과 소련이 자행한 KAL기 피격 사건(이상 1983년 발생)과 관련한 추도 행사 등을 남북대화, 올림픽 성공 등의 명목 아래 축소추진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와 함께 쿠데타와 광주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등을 벌인 전두환 정권은 '인권 침해국'이라는 낙인을 지우기 위해 유럽을 무대로 총력 외교전을 벌인 사실도 나타났다.
1986년 '국시는 반공보다 통일' 발언을 한 신민당 유성환 의원의 구속을 막기 위해 미국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나섰고, 당시 아칸소 주지사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석방 탄원 서한을 우리 정부로 보낸 사실도 파악됐다.

리비아의 독재자였던 고(故) 무아마르 카다피 집권시절 미국이 대 리비아 제재에 나서자 전두환 정권이 현지 진출한 건설업체가 받을 타격을 막기 위해 미국과 리비아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벌인 상황도 자세히 소개됐다.

이외에도 1986년 8월에는 비동맹 정상회의가 개최되고 북한은 비동맹에서 우세한 지위를 활용해 친북성향의 한반도 조항 반영, 올림픽 공동 개최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비동맹 국가들에 고위급 특사를 다수 파견하고, 핵심 비동맹 우방국을 선정하여 활용하는 등 비동맹 대책에 상당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공개된 외교문서의 원문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외교사료관 '외교문서 열람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 외교부는 올해 공개하는 외교문서의 골자를 명시한 요약본(해제)을 외교사료관 홈페이지(diplomaticarchives.mofa.go.kr)에 게재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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