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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축적된 역사의 순간…이문주 개인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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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사람_2015_acrylic on canvas_130.3x162cm

걷는 사람_2015_acrylic on canvas_130.3x16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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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갤러리 도올은 이문주 작가 개인전 ‘걷는 사람(Traverser)을 내달 1일부터 19일까지 연다.

작가는 주로 재개발 지역을 사진으로 찍고, 풍경화로 완성한다. 사진을 콜라주(collage)하거나 10년 전 사진을 다시 그리기도 한다. 이는 생성된 순간이 시간의 흐름 속에 축적되어 문화와 역사가 되는 양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작가가 만들어낸 하늘과 땅, 나무와 풀이 들어간 풍경은 여타의 풍경화와 조금 다르다. 서사 구조가 있어 풍경이라 할 수 없다. 또한 파괴된 장면임에도 지나치게 우울하지 않다. 최근 강한 오렌지색이 더해지는데 이는 작가의 감성을 드러내면서 불안감을 형성한다.
작가는 2007년 해외 레지던시를 통해 독일 베를린 지역을 답사하며 도시가 지닌 이념과 표상에 대해 생각했다. 과거 공산정권의 흔적을 지우자는 쪽과 있는 그대로 보존하자는 견해가 대립했다.

국내 역시 비슷하다. 보존과 허물기가 반복된다. 경제적 가치와 만나 정치의 장으로 변했다. 정치적 이념으로 변화한 건축물은 명확함과 불명확함을 오간다. 효율성과 화려함으로 무장한 도시를 위해 낙후된 지역은 사라지고 개선되며, 저마다 목적과 이윤 추구로 소비의 양상은 갈수록 획일화된다.

개인은 이러한 환경에서 기억이 축적된 역사의 순간을 목격한다. 작가는 이 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무너지고 새로이 세워지는 장소를 카메라로 포착하고 그림을 그린다.
작품에는 인물이 자주 등장하며 대개 멀리서 관찰자의 시선으로 그린다. 특히 어딘가 걸어 들어가는 모습은 묵묵히 상황을 보여준다. 작가는 어떠한 방향을 강요하지 않는다. 단순한 건축물이나 장소가 아닌, 우리가 믿었던 신념이 또 다른 욕망으로 인해 무너지고 다른 신념이 세워지는 현장을 회화로 보여줄 뿐이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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