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그간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제조업의 구조조정 여파가 본격화되고, 임금체불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이대로라면 소비 감소-내수 부진-저성장이 고용악화와 가계소득 감소로 다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다. 경기 불황 속 물가까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축산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한우 갈비, 돼지고기 수입 삼겹살 등의 가격 상승률은 5∼10%에 달한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한 설 차례상 비용은 전년 대비 5.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유국들의 감산합의로 인해 휘발유 등 기름 값도 오름세다. 한국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53.7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0% 올라 2015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가계소득은 뒷걸음질치고 체불된 임금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전국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작년 3분기 0.7%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체불임금은 1조4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모두 저성장과 수출 부진 등으로 인해 기업이 임금비용 지출을 꺼리고 구조조정을 단행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물가는 치솟는데 경제성장은 둔화되면서 오히려 물가성장률이 경제성장률을 추월하게 될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된다. 경제불황 속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네이션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민생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원자재 등 물가는 치솟고 경제성장률이 추락하는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우리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갈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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