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에 관한 대중들의 많은 오해 중 한 가지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도널드 트럼프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대답은 "아니오"이다. 오히려 트럼프는 저금리를 선호한다. 트럼프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치하고, 강력한 보호무역조치를 동원해 신흥국으로 간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들이고자 한다. 트럼프의 주된 정책 기조는 경기를 부양시켜 일자리를 늘리는 데 있다. 따라서 트럼프는 당연히 저금리를 선호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올리는가? 많은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두 번째 의문이다. 역시 대답은 "아니오"이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함이요, 인상하는 것은 경기가 부양됐다는 확신이다. 미국은 미국 경제 여건을 진단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고, 한국은 한국의 여건을 판단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7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7%에서 2.4%로 하향조정했고, 주요 민간 경제 연구원들도 2%대 초반까지 내려 잡았다. 추가로 경기를 부양시키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할 시점이다. 2015년 12월에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한국은 그 후로 한 차례 인하했다는 사실도은 좋은 근거가 된다.
위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트럼프 집권과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정치 불안정, 산업 구조조정 등 내부 리스크가 공존한다. 신흥국 위기 발생 등에 대처해 수출 대상국을 다변화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거시변수들의 급변동에도 대비해야 한다. 상황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불확실성이 높아졌을지라도,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능력은 더 높아져야만 한다.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김광석 겸임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