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치러진 아이슬란드 조기총선 개표 결과 해적당이 14.5%를 득표해 10석을 얻었다. 집권 연립정부의 일부인 독립당(21석)과 야당인 좌파녹색당(10석)과 공동 원내 제2당에 올랐다.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해적당은 2012년 활동가, 무정부주의자, 해커 등이 반 기성 정치를 내세워 창당했다. 이듬해 치러진 총선에서 3석을 얻는 데 이어, 이번 총선에서는 3배가 넘는 의석을 확보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해적당이 내건 공약인 사회 지도층에 책임을 요구하는 개헌, 천연자원 보존, 대기업 탈세 척결 등이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슬란드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금융기관이 파산하고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는 등 불황이 지속되자 기성 정치에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지난 4월 다비드 귄로이그손 전 총리가 조세회피처에 재산을 빼돌린 의혹이 제기되면서 변화의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이번 총선에서 귄로이그손 전 총리가 사퇴 후 이끈 정당인 진보당은 11석이 줄어든 8석을 얻으며 참패했다.
해적당의 약진은 최근 유럽에서 기존 정치에 반감을 나타내는 신생 정당이 힘을 얻고 있는 기류와 궤를 같이한다. 독일의 반(反)난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스페인의 포데모스(Podemos)의 부상이 그 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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