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금보령 기자] 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서울시에 대한 첫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선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 출마에 따른 시장직 사퇴 여부와 청년수당 등 예민한 질문이 몇몇 나왔지만 대답은 원론적 수준에서 그쳤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뤄진 국감은 예상보다 이른 오후 3시40분께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날 국감에선 박 시장과 여야 의원들의 황당한 질의응답 등 색다른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박원순 시장 '이지메'설? = 홍철호 새누리당 의원은 박 시장과 중앙 정부와의 대화 부족을 지적하며 "국무회의 출석률이 8%밖에 안 되는데 이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때만 해도 무난한 대답을 하던 박 시장은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년 수당 관련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등에서 정부와 쟁송이 있는데 법률로 해결하기에는 부적절한 측면이 있는 문제다"라며 정부와의 소통 문제를 다시 꺼내자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 시장은 "국무회의에서 복지부 장관뿐만 아니라 경제부총리 등이 나와서 (나를) 이지메 하다시피 했다"며 "경청하고 논의하려는 자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그렇게 대하는 것에 대해 절망했다"며 국무회의에서 이뤄지지 않는 정부와의 소통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지메는 일본어로 집단 따돌림을 뜻한다.
◆국감은 시정 홍보 자리?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후 자신에게 주어진 질의응답 시간 4분 정도를 박 시장의 시정 홍보 시간으로 날려버렸다. 표 의원은 이날 서울시가 추진 중인 범죄예방디자인(CPTED)의 성과를 칭찬하며 "박 시장께서는 범죄예방에 관심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고 물었다. 박 시장은 자신이 서울시장이 되기 전 주위의 출마 제의에 지쳐 영국으로 피신(?) 갔을 때를 언급하며 "영국 유명 대학이 하던 범죄를 디자인으로 예방하는 사업을 보고 인상 깊게 느꼈다"고 대답했다. 표 의원은 이어 서울시가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을 대신 홍보하며 특히 법무부와 협조가 잘됐다고 평가했다. 표 의원은 또 박 시장에게 중앙 정부에 바라는 것을 물으며 여야를 불문하고 하루 종일 치열한 대답에 지친 박 시장의 숨통(?)을 잠시나마 틔어줬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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