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정의화 국회의장과 '국회법' 거부권 정국…與, 국회의장 사퇴 촉구 반복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새누리당이 19대 국회에 이어 20대에서도 국회의장과 주요 현안마다 충돌을 거듭하며 질긴 악연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의장과 여당의 갈등이 입법부와 행정부 간 '파워게임'으로 확전된다면 정국이 급격히 냉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26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전날에 이어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정 의장을 겨냥해 "입법부 수장이 될 자격 없다. 민주당 하수인에 불과하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정 의장이 제안한 여야 3당 원내대표 차담회 참석을 거부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여야 간 대립된 문제를 협의와 타협으로 마무리되도록 하기 위해 방미 전부터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선 "여야 간 협상과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고 해임건의안이 표결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여당과 국회의장이 의견 충돌로 파열음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달 초에는 정세균 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 파동으로 한차례 소동을 겪었고, 19대 국회 후반기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이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두 차례 대치를 벌였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두 차례 모두 거부권(재의 요구권)을 행사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당시 정의화 의장은 국회법(일명 상시청문회법)에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19대부터 국회의장이 여당의 전례없는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문제는 입법부의 수장이자 국가 의전서열 2위로서 국회의장을 예우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는 이미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 막말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향후 정 의장이 불을 지핀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면 새누리당이 또다시 반기를 들 가능성이 높다. 당 지도부를 비롯해 청와대와 정부도 "개헌보다는 민생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는 데 공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쟁점법안, 예산안 처리 등 정 의장 임기 2년 동안 사사건건 부딪쳐 국회 운영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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