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미국 뉴욕 방문 중 만나 한미 경제 불평등 심화 동의...박 시장 "오늘부로 당신의 제자" 자처...한국 경제불평등 해법 될 정책 자문 요청
[뉴욕=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방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계적인 경제 석학과 인터넷 매체 창립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잇따라 만나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언을 받았다.
박 시장은 6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한 식당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만나 경제 불평등 심화에 대한 해법 마련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한ㆍ미 양국 모두 빈부 격차 등 경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학자 교류 및 공동 연구 등을 통해 해법을 마련해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한ㆍ미 양국 모두 양극화와 불평등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박 시장은 "한국의 불평등이 심각하며 미국보다 어떤 경우에는 더 심하다"며 "빈부격차 심해지고 있고 성장 모멘텀 줄어들고 있고 실업률이 높아서 많은 젊은이들 절망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도 "미국이 경기 침체 때문에 불평등이 심각하다. 실업률도 높고 인플레를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이 안 올랐다"며 "주식시장은 호황이어서 돈 있는 사람, 주식 있는 사람은 더 부자가 되면서 불평등이 더 심화됐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어 박 시장은 "오늘부로 당신의 제자가 되기로 했다"고 자처하면서 우리나라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 자문을 요청했고, 스티글리츠 교수는 힐러리 클린턴 선거 캠프의 정책과제가 담겨져 있는 'Rewriting rules of American economy'라는 책을 읽어 볼 것을 권했다.
박 시장은 이와 함께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 과제가 무엇인지 질문했고 스티글리츠 교수는 "만병 통치약은 없지만 최저임금을 높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 뒤 저소득층 무료 식료품 지원 프로그램 등 공중보건 분야 문제 해소, 젊은 층의 대학 교육 접근성 확대, 주택 금융 체계 개선을 통한 주택 문제 해결 등의 정책 대안을 소개했다.
소득이 높은 사람에게 세금을 더 걷는 세제 개혁의 내용을 묻자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 소득이 많은 사람들, 천연자원이 나는 땅에 대해 세금을 부과해야 경제가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되며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이밖에 한국의 여야 3당 체제인 정치 현실, 재벌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대화 말미 박 시장이 국내 초청 의사를 비추자 스티글리츠 교수가 흔쾌히 승낙하기도 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오전 허핑턴 포스트 창립자이자 전 편집장 아리아나 허핑턴을 만나 시민참여형 매체 운영을 통한 미국 언론의 변화 등을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 박 시장은 최근 국내 정치인 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구독자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터넷ㆍ모바일을 통해 활발한 소통에 나서고 있다. 허핑턴도 '어머니형 리더십'을 바탕으로 SNS 중심의 온라인 미디어 환경을 잘 활용하는 한편 시민 참여형 매체 '허핑턴 포스트'를 창간, 운영하면서 단시간에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는 등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언론인으로 꼽힌다. 최근 건강 악화에서 회복된 후 허핑턴포스트 편집장 직에서 물러나 건강 문제를 중심으로 다루는 '스라이브 글로벌'(THLIVE Global) 창간을 선언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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