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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난 삼성 무풍에어컨…"5년 전엔 출시 못 했을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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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23만대 판매 예상…단일 에어컨 브랜드 중 기록적인 판매량

▲신해균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컨개발팀 수석이 무풍 에어컨을 소개하고 있다.(제공=삼성전자)

▲신해균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컨개발팀 수석이 무풍 에어컨을 소개하고 있다.(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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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에어컨인데 어떻게 바람이 없을 수 있나. 처음 무풍에어컨 아이디어를 접했을 때는 고개를 갸웃거렸죠."

신해균 삼성전자 에어컨개발팀 수석은 5년 전을 떠올리면 지금도 만감이 교차한다. '바람이 없는' 아이디어는 양날의 칼이었다. 얼핏 기발해보이지만 '기이하다'는 위험 요소가 있었다.
에어컨이라면 당연히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것을 떠올리는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다가설 것인가? 이같은 역발상이 시장에서 먹힐 것인가?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선보인 무풍에어컨 Q9500이 출시 8개월만에 20만대를 판매하며 대박을 터트리고 있지만, 당시에는 자신이 없었다. '바람이 없는' 아이디어는 그렇게 미뤄졌다.

삼성전자가 역발상에 다시 도전한 것은 3년 전, 2013년 출시한 Q9000이 계기였다. 그 전까지는 강력한 바람을 상징하는 양문형 토출구가 주류였지만 Q9000는 과감하게 원형 디자인을 도입했다.

Q9000은 큰 호응을 얻었고, 인기 비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에어컨의 찬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비 심리를 간파했다. 그 즉시 개발자ㆍ디자이너 등 100여명으로 이뤄진 '보라'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신 수석은 "'보라'는 그리스어로 '바람'을 의미하지만 프로젝트 팀은 '미래 에어컨을 바라보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Q9500은 무풍에어컨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지만 바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직경 1mm인 마이크로홀에서 흘러나오는 공기 입자가 0.15m/s 이하의 느린 속도로 흐르기 때문에 찬 바람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사용자들은 찬 바람이 아닌 찬 기온을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역발상에 따르는 난관은 컸다. 신 수석은 개발과정을 "전쟁이었다"고 회고했다.

개발팀은 마이크로홀에서 결로 현상(이슬맺힘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기류가 끊이지 않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열을 발생시키는 조명으로 35℃ 조성한 공간에서 24시간, 4계절 내내 연구에 매달렸다.

절전도 넘어야 할 산이었다. 개발팀은 바깥 공기가 들어왔다가 나가는 통로를 최대한 짧게 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 결과 다른 1등급 에어컨 대비 전력량을 65%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전기료로는 82% 줄어든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220만대를 넘어설 전망인 가운데 Q9500 판매량도 지속적으로 늘면서 연간 판매량 23만대가 기대된다. 단일 브랜드로는 기록적인 판매량이다. 삼성전자는 에어컨 생산라인을 기존보다 4주 연장해 18주 동안 가동할 예정이다.

신 수석은 "폭염이라는 외적 변수도 작용했지만 바람이 없다는 역발상이 성공한 사례"라며 "무풍이라는 아이디어를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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