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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헛다리와 뒷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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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내놓은 심사결과 구설수…신뢰도에 금 갔다
헛다리…4년에 걸친 은행 CD금리 담합조사 혐의 입증 못해
뒷다리…7개월 끌어온 SKT-CJ헬로 합병 심사 "불허"


김석호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은행 CD금리 담합 관련 심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석호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은행 CD금리 담합 관련 심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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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연이어 내놓은 심사 결과로 인해 구설에 올랐다.
시중은행 6곳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혐의에 대해 4년에 걸친 조사 끝에 사실상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리면서 신뢰도에 커다란 금이 가게 됐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도 '불허'하면서 시장경쟁과 자발적 구조조정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6일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6곳이 2009년부터 CD 발행금리를 담합해 왔다는 혐의에 대해 심사절차 종료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심사관이 제시한 증거에서 담합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이 어려워 법 위반 판단을 내릴 수 없어 심의를 끝낸다는 뜻이다. 은행 6곳은 2012년 7월 CD 담합 조사 시작 이후 4년 만에 사실상 혐의를 벗을 수 있게 됐다.
핵심 쟁점은 '은행들이 CD 금리를 담합한 행위가 있었는지'였지만 공정위는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담합을 추정할 수 있는 핵심적인 증거로 제시됐던 CD 발행 담당자들이 참여한 메신저 대화는 "CD 금리에 대해 언급은 했지만 담합을 합의했다고 직간접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판단했다.

또 특정 기간 CD 금리가 시중금리와 달리 하락하지 않고 경직성을 보인 이유에 대해서는 CD 발행 물량이 줄면서 과거 금리를 그대로 참고해 결정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봤다.

이러한 설명들은 애초에 CD 금리 담합 혐의가 제기되자 곧바로 은행들이 반박했던 내용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당사자들의 해명은 외면한 채 공정위가 조사 의욕을 과도하게 앞세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에 대해 공정위가 내린 '불허" 결정도 후폭풍에 휩싸였다. 공정위는 5일 SK텔레콤에 "CJ헬로비전 주식취득 및 합병금지"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공정위가 심사를 7개월이 넘게 끌어오면서 혼란을 가중시켰을 뿐 아니라 시장의 자발적 구조조정에 역행하는 결과를 내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소야대'의 정치권을 의식했다는 비난에서부터 청와대 개입설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지적에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스스로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크다. 공정위는 합병 불허 이유로 “권역별 방송시장에서 경쟁제한성이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와 학계에서는 권역별 시장점유율이 케이블TV 업계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기준이라고 꼬집고 있다. 오는 20일 전원회의에서 합병에 대해 최종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금융이나 방송 등 특수한 영역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사관들은 필요한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며 “전문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정거래법에 대한 이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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