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단독]정부 연구센터장이 "천황폐하 만세"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KEI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 워크숍서 '친일파'라 밝히며 삼창
'조부가 동양척식주식회사 고위임원'이라고도.."평소 日정책 관심 많아"


단독[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정부출연 연구기관 센터장이 워크숍 자리에서 자신을 친일파(親日派)라고 언급하며 일왕에 대해 '만세 삼창'까지 외쳐 공직자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환경업계에 따르면 한국환경정책ㆍ평가연구원(KEI)의 이정호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은 최근 세종시에서 KEI 주최로 열린 환경문제 관련 워크숍에 참석해 참석자들에게 스스로를 친일파라고 밝히고 "천황(일왕)폐하 만세"라고 세 번 외친 것으로 확인됐다. 워크숍 참석자 수십명은 이 센터장의 이런 기행에 아연실색했다.
한국환경정책ㆍ평가연구원(KEI)의 임무와 기능ㆍ역할(출처=KEI 홈페이지)

한국환경정책ㆍ평가연구원(KEI)의 임무와 기능ㆍ역할(출처=KEI 홈페이지)

AD
원본보기 아이콘

국무조정실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KEI는 환경 관련 정책 및 기술의 연구개발과 환경영향평가의 전문성ㆍ공정성 제고를 위해 1992년 설립됐다. KEI 미래환경연구본부 소속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는 기후변화적응 관련 사업 총괄ㆍ조정, 정책 이행 지원, 국내외 관련 기관과의 전문인력 및 연구 교류 등 업무를 맡고 있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연구기관의 고위 인사가 공개석상, 그것도 정부부처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세종시에서 한 '친일 선언'과 '만세 삼창'은 단순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는 해이해진 공직자 윤리기강의 한 단면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제강점기에나 떠돌던 일왕에 대한 충성맹세를 21세기에 우리 정부 관계자 입을 통해 듣게 될 줄은 몰랐다"고 워크숍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덴노헤이카 반자이(天皇陛下 萬歲)', 즉 '천황폐하 만세'는 일본 국민도 지금은 잘 쓰지 않는 표현이다. 일왕이 참석하는 행사에서 일부가 만세 삼창을 외치는 경우가 한 번씩 있는 정도다. 일왕을 향한 만세 삼창은 군국주의 일본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2013년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공식 행사에서 이 구호를 외치자 세계 각지는 물론 일본 내부에서조차도 비판 여론이 들끓은 바 있다.
이 센터장은 참석자들에게 '할아버지가 일제시대에 동양척식주식회사의 고위 임원이었다'는 등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지난 1908년 일제가 '동양척식주식회사법'으로 한국의 경제를 독점ㆍ착취하려고 한국에 설립한 회사다.

이 센터장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워크숍 참석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농담으로 했던 말인데 듣는 사람들 입장에선 기분 나빴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여러 가지로 송구스럽지만 알려진 내용처럼 과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평소 일본의 환경 정책 등에 대해 긍정적인 편이다. 관련 얘기를 하다가 다른 사적인 말이 나왔다"면서 "앞으로 언행을 조심해야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부의 동양척식주식회사 근무 경력에 관해선 "정확하진 않지만 할아버지가 아주 옛날에 (그곳에서) 일을 하신 적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말끝을 흐렸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尹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전면 폐지…징벌적 과세부터 바로잡겠다" 의대 교수들 집단사직 예고…교육부 "실습 수련 차질 생길 것"(종합) [청춘보고서]기술 뚫고 나오는 인간미에 반했다…K팝 세계관 확장시킨 '플레이브'

    #국내이슈

  • "움직이는 모든 게 로봇이 될 것"…젠슨 황, 로봇 사업 확대 예고 대선 압승한 ‘21세기 차르’ 푸틴…'강한 러시아' 통했다 희귀병 투병 셀린 디옹 "꼭 무대로 돌아갈 것"

    #해외이슈

  • [포토] 한강 물살 가르는 한강순찰정 서울 대표 봄꽃 축제…3월29일~4월2일 여의도 봄꽃 축제 독일축구팀 분홍색 유니폼 논란…"하이힐도 팔지 그래?"

    #포토PICK

  • 운전자 기분 따져 주행패턴 조절…현대차 선행기술도 일반 공개 아우디 A5 카브리올레 2024년식 출시 [타볼레오]조수석·뒷좌석도 모두 만족…또 진화한 아빠들의 드림카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치솟는 과일값 '애플레이션' [뉴스속 용어]정부와 의료계 'ILO 강제노동 금지 협약' 공방 [뉴스속 용어]총선 앞둔 인도, '시민권 개정법' 논란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