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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 숭례문에서 훈민정음으로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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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 숭례문에서 훈민정음으로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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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국보 1호'의 교체 논의가 본격화된다.

문화재제자리찾기, 우리문화지킴이, 국어문화실천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0대 국회 1호 청원으로, 훈민정음(訓民正音) 해례본 국보 1호 지정을 위한 입법 청원을 한다"고 밝혔다. 배석한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한글 창제의 의미와 해설을 담은 훈민정음 해례본은 우리나라 국보 1호로 손색없는 문화유산이다. 1996년 이후 20년째 진행되고 있는 국보 1호 재지정 논의를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현 국보 1호인 숭례문에 역사적 정통성이 부족하다는 데에서 비롯된 주장이다. 숭례문은 한양도성의 정문이자 조선 건축술의 총화지만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조선 고적(古蹟) 제1호로 지정됐다. 임진왜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가 이끈 왜군이 숭례문을 통해 한양에 입성해 일제가 고적 1호로 만들었다는 의견도 있다. 이대로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회장은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져 온 문화재 지정 번호를 그대로 이어받아 숭례문을 국보 1호로 정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숭례문은 2008년 2월 발생한 화재로 문루의 상당 부분이 소실됐다. 복구 과정에서 부패와 부실 공사 의혹까지 불거져 국보로서 권위가 크게 실추됐다. 그러나 문화재위원회는 역사성과 장소성이라는 측면에서 숭례문이 갖는 가치가 여전하고 돌로 된 성문과 문루 중 일부가 남았다는 점을 들어 국보 1호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숭례문 화재현장 / 문화재청 제공

숭례문 화재현장 /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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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은 이미 20년 전부터 숭례문을 대신할 국보 1호로 꼽혀왔다. 하지만 사립기관인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고, 1940년 입수 과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08년 발굴된 또 다른 훈민정음 해례본도 걸림돌이다. 문화재청 소유지만 최초 발견자인 배익기 씨가 내놓지 않고 있는 이 책은 발견 당시 간송미술관 소장본보다 학술 가치가 더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보 1호 교체에 반대하는 이들은 이처럼 새로운 문화재가 끊임없이 나올 수 있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보 1호를 바꾸면, 보물사적 등 다른 국가지정문화재의 1호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관리번호에 불과한 문화재 지정 번호의 대립이 비생산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보 1호 교체 논란이 일었던 2005년 문화재위원회는 "국보 1호는 서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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