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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야당 대표, 英런던 시장 테러리스트와 연관지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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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탈리아 최대 야당인 오성운동의 당수 베페 그릴로가 사디크 칸 신임 런던 시장을 테러리스트와 연관짓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칸 시장은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무슬림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에서 시장이 됐다.

그릴로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파도바에서 열린 한 공연에 참석해 "칸 런던 시장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리는 광경을 보고 싶다"고 말해 비난을 자초했다. 그는 칸 시장이 방글라데시인이라고 잘못 이야기하는 무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릴로는 코미디언 출신으로 2009년 오성운동을 창당한 뒤 기존 정치권을 부정하는 선동가적인 언변으로 종종 설화를 입은 전력이 있다.

오성운동은 그릴로가 농담을 한 것이라며 수습하려 했지만 그의 인종 차별적인 발언은 즉각 반대 진영으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았다. 집권 민주당(PD) 진영의 로마 시장 후보인 로베르토 쟈케티는 트위터에 "그릴로의 발언은 전혀 웃기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릴로가 오성운동 진영의 최근 부패 추문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로 일부러 계산된 발언을 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오성운동은 '깨끗한 정치'를 내세우며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마음을 빠르게 파고들어 집권 민주당에 이어 제1야당의 지위를 누리고 있으나 오성운동 소속의 페데리코 피자로티 파르마 시장 등 당 주요 관계자들이 현재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릴로 당수의 발언이 불과 20일 앞으로 다가온 로마 시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집권 민주당의 엘레시아 모라니 의원은 현재 로마 시장 선거전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비르지니아 래지 후보가 이번 발언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을 꼬집으며 "래지 후보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지저분하고 인종차별적인 농담은 지루하고, 당혹스럽다"고 비난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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