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비 존스 로열리버풀 캡틴 붉은 재킷 '롤 모델'로 1937년 회원들에게 처음 소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원가는 불과 250달러(29만원), 경매가는 무려 68만2000달러(7억8600만원).
마스터스 우승자가 입는 '그린재킷' 이야기다. 1949년 챔프 샘 스니드(미국)가 처음 입었고, 이제는 아예 마스터스만의 전통이 됐다. 원래는 대회 관계자와 패트런(갤러리)을 구분하기 위한 용도였다. 마스터스를 창설한 '구성(球聖)' 보비 존스가 잉글랜드 로열리버풀골프장 방문 당시 캡틴들이 입었던 붉은 재킷에서 영감을 얻어 1937년 오거스타 회원들에게 소개했다.
챔피언은 1년간 보관했다가 다음해 반납해 챔피언스 라커룸에 영구 보관한다. 1982년 우승자 크레이그 스태들러(미국)는 "내 그린재킷이 라커룸에 있다는 것을 상상하는 자체가 즐거운 일"이라고 자랑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는 있다.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1963년 우승 당시 너무 큰 사이즈의 옷으로 낭패를 봤다. "마치 오버코트를 입은 것 같다"고 푸념했다.
닉 팔도(잉글랜드)는 44, 46, 48인치 등 세 벌의 그린재킷이 있다. 1989년과 1990년 대회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고, 1996년 우승을 더했다. 문제는 우승할 때마다 몸이 불어 옷 사이즈가 점점 커졌다는 점이다. 니클라우스도 비슷하다. 1963년과 1965년, 1966년, 1972년, 1975년, 1986년 등 여섯 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체형이 변할 수밖에 없는 23년의 세월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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