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예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했을 때이다. 미국 감독당국은 론스타의 자본 성격을 문제 삼아 외환은행의 미국 내 현지법인과 지점의 은행업을 취소했다. 또한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분리도 엄격하다. 이에 비해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고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겸영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금융산업이 가장 발전한 나라가 미국이고, 세계를 주도하는 국제금융의 중심지는 뉴욕이다.
한국은 세계 15위 경제 규모이고, 세계 20개 경제 대국 중 경제성과가 아주 좋다고 하는데 법안 몇 개 때문에 경제가 바로 망가진다는 것은 어딘가 좀 이상하다. 여기에다 한국은행 등의 경제 전망치는 수시로 바뀌고 잘 맞지도 않는다. 정치적 고려 때문인지 실력부족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경제전망 자료의 신뢰성이 너무 떨어진다. 불확실한 한국 경제를 각자가 알아서 판단해야 되는 상황이 되었다.
다음으로 정부의 경제정책도 일관성이 없이 오락가락하여 경제주체들의 어려움을 키우고 있다. 취득세 인하, 주택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을 통해 빚을 내 집을 사는 것을 부추기다가 금년부터 원리금 동시상환 등 주택담보대출을 엄격히 운영하고 있다. 자기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의 부담이 클 것이다.
세계 경제가 고성장에서 저성장 기조로 바뀌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1970~1980년대에 다른 나라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고성장을 이루었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저성장으로 전환되는 속도도 너무 빨라 불확실성이 더 크고 경제주체들이 적응하기 힘들다. 정책의 일관성과 경제의 예측가능성이라도 높여보자. 불확실성이 줄면서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이 많이 줄어들 뿐 아니라 소비ㆍ투자 등의 경제활동도 활발해질 것이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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