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바이오 테마주 주도 지각변동
코스피선 한전이 2위 현대車 30회 추월
셀트리온·카카오 코스닥 왕위 쟁탈전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올해 국내 증시는 수년째 이어져 온 박스권을 벗어나는데 실패했지만 시가총액 상위권의 순위 다툼은 치열했다. 코스피에서는 현대차와 한국전력의 2위 싸움이 치열했고, 코스닥에선 셀트리온과 카카오의 선두 다툼이 뜨거웠다. 시총 톱10 종목 내에서의 세대교체도 눈에 띄었다. 올 한해 가장 뜨거운 테마였던 화장품과 바이오는 시총 상위권의 지형도마저 흔들었다.
몇 년째 2위를 고수하던 현대차의 지위가 흔들린 것은 지난해 9월 현대차가 한전 삼성동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한 이후부터다. 현대차는 고가 매입 논란에 휩싸이며 시총이 지난해 말 32조2267억원에서 지난 6월22일 29조764억원까지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전은 27조4118억원에서 29조6587억원까지 늘면서 올해 처음으로 현대차를 추월했다. 한전은 올 들어 종가기준으로 현대차를 시총에서 총 30회 앞섰다.
시총 4~10위권에서는 모든 종목의 순위가 변할 정도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한국전력(4→3위)과 삼성전자 우선주(6→5위), 현대모비스(9→7위)는 순위가 상승한 반면 SK하이닉스(3→8위)와 삼성생명(8→9위)은 순위가 밀렸다. 포스코와 네이버, 삼성에스디에스는 10위권에서 20위권 그룹으로 이탈한 반면, 삼성물산(4위)과 아모레퍼시픽(6위), LG화학(10위)은 새롭게 10위권 안으로 들어왔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가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자 2009년 2월부터 지켜오던 시총 1위 자리에서 물러났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램시마의 글로벌 판매 기대로 주가가 급등하고 시장 전반적으로 제약ㆍ바이오주가 크게 주목받으며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후에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와 고평가 부담 등의 이유로 카카오에 수차례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다국적제약사 화이자가 램시마 판매권을 공식 승계했다는 소식 등에 힘입어 다시 왕좌 자리를 탈환, 카카오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코스닥시장에서도 4~10위권 내 순위변동이 심했다. 파라다이스(4→9위)와 이오테크닉스(7→10위)는 간신히 톱10 자리를 지켰으며, CJ E&M은 8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CJ오쇼핑과 GS홈쇼핑, 컴투스는 10위권 밖으로 이탈했다. 바이로메드(6위)와 로엔(7위), 코미팜(8위)은 새롭게 10위권 그룹으로 진입했다. 동서와 메디톡스는 지난해와 동일한 3, 5위 자리를 각각 지켰다.
올해 코스닥 전체 시총은 198조559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0.8% 증가했다. 이는 상장사가 1045종목에서 1154종목으로 109종목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코스피 시총 톱10 종목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3%로 지난해 말(36.4%) 대비 3.1%p 감소했다. 코스닥 시총 톱10 비중은 17.3%에서 17.7%로 0.4%p 증가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