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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는 지금]⑨SV인베 "선도적 '섹터 선정'…글로벌 초격차 기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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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터뷰
"항상 앞서서 섹터 선정해야"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주목

편집자주벤처캐피털(VC)은 자본시장의 최전방에서 미래 산업의 주축이 될 초기 기업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탓에 VC 업계도 부진을 겪고 있지만 될성부른 기업을 물색하고 키우는 노력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업력과 노하우를 축적한 초대형 VC에서부터 신생 VC까지 다양한 투자사를 만나 투자 전략과 스토리를 들어본다.

"미래 혁신을 주도할 섹터(업종)를 선도적으로 공략하고, 그 안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올해로 설립 18년째인 SV인베스트먼트의 주요 투자전략 중 하나다.


고금리 등 장기화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SV인베스트먼트 는 매년 1000억원 이상 활발한 투자를 이어왔다. 이를 통해 최근 자산운용(AUM) 규모 약 1조7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국내 톱티어 벤처캐피털(VC)로 빠르게 거듭날 수 있었다. BTS 데뷔 이전인 2011~2012년 하이브 초기투자자(투자금 40억원)로 참여해 약 7년 만에 1080억원을 회수한 하우스로도 유명하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사무실에서 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만나 그간의 투자 비결과 시장 전망 등을 물었다.

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제공=SV인베스트먼트]

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제공=SV인베스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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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심사역 확보 등 딥테크 투자 선제적 준비"

홍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해 런던 등에서 국제금융을 담당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00년 KTB네트워크로 자리를 옮기면서 VC 업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2006~2019년 상하이에서 근무하며 스트리밍 업체인 요우쿠투도우와 사교육 회사인 탈에듀케이션 등 10여개에 달하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의 투자를 이끌었다. KTB네트워크의 상하이사무소장(부사장)으로 일하던 그가 2019년 SV인베스트먼트에 창립자인 박성호 대표와 호흡을 맞출 각자대표로 합류한 이유도 해외에서 쌓은 풍부한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SV인베스트먼트는 딥테크(첨단기술) 섹터에서 두각을 보였다. 이를 위해 3년 전부터 대형 반도체·자동차 회사의 인재를 심사역 등으로 영입해 왔다. 홍 대표는 "현재 세계적 화두인 인공지능(AI) 분야는 1990년대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구체적인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AI가 활성화되려면 막대한 전산 속도와 전력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이를 위한 반도체 칩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일찍이 딥테크 인력들을 데려와 심사역 업무를 익혔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투자한 회사는 AI 추론 특화 NPU(신경망처리장치)에 강점을 가진 '리벨리온'과 반도체 디자인 플랫폼 회사 '세미파이브'다. SV인베스트먼트의 누적 투자금액은 각각 200억원과 145억원가량이다. 여기에 반도체 설계 솔루션 회사 '메티스엑스'와 싱가포르의 반도체 칩렛 패키징 전문기업 '실리콘박스(SILICON BOX)' 등에도 최근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향후 기대되는 섹터에 대해선 "AI 관련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 특화된 에너지,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섹터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력, '투자의 ESG' 기준으로 평가

"VC는 남들보다 2~3년을 미리 내다보고 투자해야 합니다. 이미 많은 투자를 받으며 잘나가는 섹터(업종)가 아니라, 본질적인 경쟁력을 갖고 장기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회사를 엄선해 보려고 합니다."


SV인베스트먼트 VC 부문의 심사역은 총 5개 팀으로 나눠 운영된다. 홍 대표는 "내부에선 팀 대신 '프라이드'라는 용어를 쓴다. 프라이드는 사냥을 해오는 사자의 무리를 뜻한다. 자율성과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취임 직후 조직 개편과 함께 바꾼 부분"이라며 "투자 섹터와 스테이지, 단위별로 구분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SV인베스트먼트가 특정 섹터에 전문화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000년 VC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진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분야는 이후 한동안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다가 최근 다시 많은 투자가 진행됐다. 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 어느 분야든 사이클은 계속 바뀐다. 결국 항상 앞서서 섹터를 선정해야 하므로, 변화의 흐름을 빨리 읽는 VC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은 벤처의 고장 미국에서 보스턴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최근 눈여겨보는 시장은 동남아시아다. 홍 대표는 "3년 전부터 현지법인을 세워 펀드를 만들었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가장 빠른 성장성을 보이는데, 사회적으로도 변화 속도가 빠르다"며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동남아시아와 한국에서 5000만달러 규모로 같이 투자하는 'KABA EV SV Fund' 펀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직 동남아시아에 상장(을 통한 회수) 기회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스타트업 투자가 5~10년 뒤를 내다보고 진행되는 만큼, 지금 고려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방면에서 인수합병(M&A) 기회도 기대된다. 플랫폼, 핀테크, 물류·유통 섹터의 현지 회사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여의도 IFC의 SV인베스트먼트 본사 내부 직원 라운지. 유리창 너머로 여의도 전경이 보인다. /사진=김대현 기자 kdh@

서울 여의도 IFC의 SV인베스트먼트 본사 내부 직원 라운지. 유리창 너머로 여의도 전경이 보인다. /사진=김대현 기자 k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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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를 어떻게 선별하는지 물었다. 홍 대표는 "해외로 나가 성공할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 만든 기준이 '투자의 ESG'다. 'E(Early Initiative)'는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이 첫 번째로 찾아와 투자받도록 하는, 빠른 주도권을 가진 메이저 VC가 되자는 것이다. 'S(Super Gap)는 보유 기술과 인력, 추구하는 방향 등을 토대로 압도적인 초격차를 만들 수 있는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자는 취지다. 'G(Global)'는 해외로 나가겠다는 의지와 확장력을 본다"고 답했다.


그는 "훌륭한 스타트업과 의논하고 투자하기 위해선 저희 심사역들의 역량도 중요하다"며 "함께 할 수 있는 상대가 되기 위해 전문성을 늘려나가고 있다. 단순히 투자 건수를 늘리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금을 팔로업할 수 있는 전략으로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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