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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해외건설]삼성물산, 싱가포르 천장을 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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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철컹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간이 승강장(호이스트)이 올라가면서 싱가포르의 빌딩 숲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허공에 떠 있다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할 즈음 62층에 도착했고, 아찔한 가설 계단을 거치자 마침내 싱가포르의 모든 빌딩들을 발 아래 두게 됐다. 삼성물산이 시공하고 있는 탄종파가 복합빌딩 현장 64층, 290m 높이의 꼭대기였다.

글로벌 금융서비스 기업들의 고층 빌딩이 각축을 벌이는 곳이지만 아직까지는 280m 높이를 넘지 못하고 있다. 리퍼블릭플라자(66층), UOB플라자(63층), OUB센터(763층) 등이 모두 280m다.
이 고도를 처음으로 뚫은 것이 바로 삼성물산의 탄종파가 복합 빌딩이다. 싱가포르 비즈니스 중심지에 64층짜리 오피스 및 고급주거 빌딩과 20층 높이의 호텔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2013년 4월에 단독으로 수주했으며 공사금액은 5억4200만달러(약 6300억원)에 이른다.
싱가포르 탄종파가 현장 꼭대기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사진=박철응 기자)

싱가포르 탄종파가 현장 꼭대기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사진=박철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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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찾은 현장은 굉음이 진동해 대화가 힘들 정도였다. 이미 꼭대기까지 골조는 완성됐고 마감 공사가 한창이었다. 1주일에 한 층씩 올라간다는 원칙을 충실히 수행해온 결과다. 꼭대기 부분은 펜트하우스인데 분양가격이 45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동남아시아 출신 인력들이 다수를 이루는 작업진은 끊임없이 간이 승강기를 타고 오르락내리락 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싱가포르 내 가장 높은 작업장에서 일하는 이들이다.

마침 시공이 끝난 탄종파가 현장의 첫 엘리베이터를 탔다. 문이 성인 남성 평균 키의 두 배는 됨직한 높이의 대형 엘리베이터였다. 사무실의 입구도 위압감을 받을 정도로 큼직하게 지어졌다. 현지에서 다수를 이루는 중국인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설계라고 한다. 호텔 부분의 옥상에는 대형 수영장을 짓기 위한 기초 공사가 한창이었다. 20층 높이에서 싱가포르의 전경을 보면서 수영을 즐길 수 있어 또 하나의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면은 지하철 역사와 연결돼 있다. 싱가포르는 안전과 관리를 가장 중시하는 나라다. 다중이용시설인 역사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였으나 삼성물산은 현재까지 큰 차질 없이 이끌어오고 있다.
수주의 가장 큰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삼성물산의 기술력이었다. 건물을 지탱하는 핵심 기둥과 가장자리 기둥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대안설계를 내놓아 발주처를 사로잡은 것이다. 비용은 줄고 연면적은 늘릴 수 있는 최상의 방안이었다.

삼성물산은 세계 각국의 초고층 빌딩 역사를 쓰고 있는 회사다. 2010년에 삼성물산이 완공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는 162층, 높이 828m로 인류가 만든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그 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최고층인 페트로나스 타워(88층, 452m, 1998년 완공), 대만 최고층 타이베이101(101층, 509m, 2004년) 등이 삼성물산의 작품이다.

지난 10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 현지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8억4200만달러(약 9522억원) 규모의 ‘KL 118 타워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118층, 644m 높이로 2019년 말 준공되면 동남아 최고 빌딩의 자리에 오른다.

세계적인 초고층 빌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과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했다. 무엇보다 탄종파가 현장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 수주의 큰 밑거름이 됐다고 한다. .

건설업은 무엇보다 경험과 신뢰를 중시한다. 삼성물산은 1992년 싱가포르에 처음으로 지점을 설립하고 이듬해 9월 메이어콘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여년만에 15개 프로젝트, 43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해안 고속도로 2개 구간과 도심 지하철 4개 구간, LNG터미널 등이 삼성물산을 통해 탄생했다. 안전과 품질, 공사기간을 철저히 준수해 온 결과다.

탄종파가 현장의 조흥구 삼성물산 상무는 “발주처 입장에서는 성공적으로 공사를 수행한 경험이 많은 회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면서 “초고층은 삼성물산이라는 인식과 신뢰가 강고해지고 있으며 탄종파가 현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그 위상이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탄종파가 복합빌딩 전경(사진=삼성물산)

탄종파가 복합빌딩 전경(사진=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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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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