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국물 라면, 과일맛 소주 등 끝없는 아류 등장
결국은 인기 금세 사라져…자체 경쟁력 갖춰야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비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업체는 아마 없을 겁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누구도 베끼고 싶어하지 않지만, 그만큼 단기간 실적이 담보되는 게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함께다.
업계에서는 '의식개혁'이 절실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사한 콘셉트나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움직임은 불가피하지만,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카피 제품 양산은 '편법'으로 생각하는 업계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급격히 특정 제품의 시장이 팽창하면서, 소비자들이 빠르게 피로감을 느껴 외면하는 '공멸'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식품업계에 '허니열풍'을 불러왔던 허니버터칩 역시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 여전히 원조인 허니버터칩은 매대에 놓이기 무섭게 팔려나가지만, 함께 상한가를 기록하던 유사제품들은 인기가 시들해졌다. 편의점 GS25의 스낵 매출 순위를 보면 한때 월별 매출 상위 1∼5위를 허니과자류가 휩쓸었지만 지난 9월부터는 허니버터칩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때 허니버터칩을 누르고 1위에 올랐던 해태제과 허니통통마저 5위 밖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제품을 쏟아내는 것을 공생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사실상 공멸로 가는 사례가 더 많다"면서 "식품, 패션, 화장품 등 대부분의 유통시장 영역에서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류 확산으로 국내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들이 해외로 수출되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의 수요도 급증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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