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국회의원 세비(歲費), 인상 철회인가 반납인가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여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들은 내년도 세비(歲費) 인상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세비 인상을 '반납'했다고도 표현해 오해를 낳기도 한다. 인상 철회라면 아예 오르지 않는 것이지만 반납의 경우에는 세비가 인상됐지만 인상분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 된다. 만약 과연 내년도 국회의원 세비는 인상됐는데 반납한 것일까, 아님 동결된 것일까?

여야 예결위 간사들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의원 세비에 대한 인상을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특별한 고민 없이 공무원 임금 상승률에 따라 국회의원 세비 역시 3% 인상됐는데, 이를 철회한다는 것이다. 이 때 여야 예결위 간사들은 '세비 인상분 반납'이라는 표현을 써서 일부 오해가 생겼다. 세비가 올해에 비해 내년에 3% 인상되지만, 인상분을 마치 반납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면 올해보다 내년 세비는 인상되는 것이고 내후년에 다시 세비가 인상되면 2017년에는 꽤 오른 세비(인상분에 또 인상분이 추가되니)를 국회의원들이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예결위 간사들이 밝힌 것은 인상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른 국회의원 세비를 반납하는 것은 국회 전체의 결의안 채택 등을 통해 '기부'의 형식을 취해서나 가능할 뿐 예산 자체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더불어 내년 세비는 아직 국회의원들이 받지 못했으니 반납하려 해도 반납을 할 수 없는 일이다. 예결위 간사들이 이날 결정한 것은 지난 17일 운영위에서 결정된 국회 사무처 예산안에 대해 감액을 결정한 것이다. 세비가 오른 예산안을 삭감해서 세비 인상 자체를 철회한 것이다.

통상 국회의원 세비는 매년 공무원 급여 인상률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인상률이 공무원과 똑같이 오르는 것은 아니고 예산을 심사하는 국회의 결정에 따라 공무원 급여 인상률 폭을 근거로 더 높이 잡거나 더 낮춰 잡거나 하는 식이다. 지난해에는 세비 논란이 조기에 불거지면서 여야가 각각 세비 동결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세비 인상 이야기가 제대로 거론되지 않은 통에 은근슬쩍 예산안 심사 과정을 넘어갔다. 다만 상임위에서 세비 인상 결정이 확인된 뒤 여론이 악화되자 예산안을 최종 심의하는 예결위에서 '결단'을 내린 모양새가 됐다.

다만 이번 논란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국회의원 세비 인상을 의원들이 몰랐냐 하는 부분이다. 실제 국회의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에는 세비에 관한 부분은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전체 국회 정규직 근무자의 급여 인상률이 3%라는 사실이 언급될 뿐이다. 예산산 심의하는 소위원회나 운영위원회에서도 세비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예산 심사과정에서 누구라도 자기가 수령하는 급여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은 어딘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설령, '인상 사실을 몰랐다'는 해명이 진실이라면 더 심각한 문제다. 예산안 심사가 제대로 됐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급여 인상도 모른 채 예산안을 심의했다면 다른 예산안은 더더욱 부실 심사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