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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3년새 해외수주 65% 급감…"정부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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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철도 전문생산 업체인 현대로템의 해외수주 규모가 최근 3년새 65%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 주요 경쟁국의 철도 업체들이 정부의 지원을 등에엎고 몸집을 불려나가는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정부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약해 글로벌 경쟁력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것이 현대로템의 주장이다.

현대로템은 26일 경남 창원공장에서 회사 임직원과 성신RST, 케이비아이테크 등 주요 협력사 대표들을 초청해 '위기에 처한 국내철도산업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현대로템의 철도부문 매출은 1조7000억원 규모로, 이 중 해외수주는 6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해외수주는 2012년 1조7000억원을 정점을 찍고 2013년 1조4000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던 2012년과 비교하면 3년 사이 해외수주 규모가 65%나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엔 4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현대로템의 철도 신규수주는 약 2500억원, 해외수주는 8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로템은 해외수주 감소의 원인으로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해외에서 동력을 상실 한 점을 꼽았다. 중국의 양대 철도차량 제조사인 CNR과 CSR은 지난해 자국 철도산업육성 및 해외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합병해 'CRRC'로 새롭게 태어났다. CRRC의 지난해 매출은 168억유로(한화 약 20조6000억원)에 달한다.

정부차원의 지원도 막강하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동남아시아에 100억달러(약 11조원)의 인프라 관련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쟁국인 일본 또한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협조해 아시아 인프라 확충에 1100억달러(약 127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철도 완성차량 제작업체를 보유한 글로벌 국가들은 자국 철도산업 보호를 위해 '1국가 1사' 체제를 유지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또 자국 철도회사의 해외수출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 일본, 중국 등 해외 주요 국가들은 정부차원의 금융지원과 비즈니스 외교를 통해 자국 철도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체 현지화 기준을 마련해 자국 철도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철도차량 제작 시 비용 기준 60% 이상을 자국 자재로 사용토록 의무화했으며, 중국은 현지화 70%와 합작법인을 의무화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규정이 전혀 없다. 국내 철도시장은 완전 경쟁시장으로 돌입한지 오래다. 1994년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 가입 이후 정부기관 발주는 모두 국제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철도시장 역시 민간투자와 국가조달사업 등 모든 프로젝트에서 국내외 업체간 경쟁구도다. 실제로 2003년 인천공항공사 무인셔틀기차(IAT)를 수주한 미쓰비시(일본)를 시작으로 2008년 대구시 3호선을 수주한 히타치(일본) 등이 국내 철도시장에 진출한 사례다.

영세한 국내 철도산업의 현실에 비춰봤을 때, 최저가 입찰에 기반한 국내 철도시장의 무한경쟁 체계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처사라는 게 국내 철도업계의 주장이다. 국내 철도차량 시장 규모는 연 평균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세계 철도차량 시장(약 72조원)의 1% 미만의 소규모 시장이다. 현대로템은 200여개 주요 1차 부품업체를 비롯한 1800여 개 부품업체들과 협력해 차량을 만들고 있으나 국내 부품사 대부분이 종업원 50명 미만의 중소 영세업체다. 한국철도차량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철도차량 관련 부품업체의 연평균 매출은 13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국내 철도업계가 수익성 악화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며 "현재의 수주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철도산업이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국내 철도산업의 해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지원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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