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기질 재확인한 소떼방북
롯데 신격호 회장과 삼성 이건희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사재를 출연했다. 신 회장은 1000만달러, 이 회장은 1조원을 약속했다.
이때 꺼내는 카드가 '소떼 방북'이다. 당시 김대중 정부가 환영한 것은 물론 국내 언론과 전 세계 미디어까지 집중 조명했다. 정 회장 대선 실패 후 위상이 떨어졌던 현대그룹 내 분위기까지 반전됐다.
정 명예회장과 함께 판문점을 넘었던 일행들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정순영 성우 명예회장,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정상영 금강 회장, 정몽구 현대정공 회장, 정몽헌 현대건설 회장 등 8명의 주역이다.
이듬해 3월에는 정 명예회장이 대북 사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자 현대아산을 설립한다. 창립기념식에서 정 명예회장은 "현대는 남북 간의 상호신뢰를 더욱 발전시켜 남북한 모두가 이익이 되는 경제협력 사업들을 추진하고 남북한의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이뤄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앞당기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