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현대중공업이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중대형 굴삭기사업 부분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 건설장비 사업본부의 일부 공장이 생산 중단에 들어가는 것은 1985년 본부가 생긴 이래 30년 만에 처음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건설장비 사업본부의 중형과 대형굴삭기 생산공장의 조업을 중단한다.
건설장비 사업본부는 그동안 휠로더, 지게차, 굴삭기 등을 생산해 중국, 인도, 동유럽, 남미 등 세계 각지에 판매해 왔다. 현대중공업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 정도로, 비조선 부문 중 가장 크다. 지난 6월말 기준 자산총액은 2조5700억원이다.
건설장비 사업본부의 수익성은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줄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 334억원, 순손실 660억원을 낸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2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
국내 판매 역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6970억원으로 전년 동기(8882억원) 대비 27%(1912억원) 가량 줄었다. 생산량을 줄이지 않을 경우 재고 누적과 이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생산 중단을 결정하기 이전부터 해외지사 및 법인의 폐쇄와 인력 등 조직규모를 줄여가는 등 점진적으로 사업본부의 규모를 줄이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올 상반기 터키·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영업을 담당했던 이스탄불 지사를 폐쇄했고, 지난 8월에는 현대커민스엔진의 청산을 결정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