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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의 보복성 정차, 차주의 10m 이동주차는 ‘음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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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도로 한복판에 세워진 차량. 저녁 술자리를 마치고 대리운전으로 귀가하던 한 남성이 대리기사와의 말다툼 끝에 3차선 도로에 홀로 남겨졌다.

이 경우 차주는 갓길로 이동주차를 해야 할까 아니면 차를 그대로 두고 현장에서 빗겨나 조치를 취해야 할까. 만약 이동주차를 한다면 음주운전에 해당돼 처벌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1심과 2심에서 각각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이동주차 행위가 ‘긴급피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반면 2심 재판부는 반대적인 해석으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2부(최규일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음주운전)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A씨(43)의 항소심에서 원심파기 및 무죄를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차량이 정차했던 장소는 교차로 직전의 편도 3차로 중 2차로로 계속 정차했을 경우 사고위험이 높았을 지역”이라며 “이러한 상황과 경찰 출동 당시의 정황을 감안할 때 피고인은 사고위험을 줄이기 위해 차량을 이동시켰을 뿐 더 이상 운전할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1심과 달리 “당시 피고인의 이동주차는 ‘긴급피난’에 해당한다”는 이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로 보호된 본인과 타인의 생명 및 신체에 관한 법익은 이로 인해 침해된 사회적 법익보다 크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운전한 행위는 범죄에 해당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2013년 11월 고등학교 동기모임에 참석해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으로 귀가하던 중 대리기사 B씨와 경로선택 등의 문제로 시비를 벌였다. 또 시비 과정에서 파란불이 켜졌음에도 불구하고 출발하지 않는 B씨에게 “차량을 안전한 곳에 정차시켜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A씨는 B씨를 하차시킨 후 우측 도로변으로 차량을 10m가량 이동시켰다.그리고 이 과정을 지켜본 B씨가 경찰에 전화해 “손님이 음주운전을 했다”고 신고하면서 A씨는 음주운전(혈중 알코올 농도 0.059%) 혐의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기소됐다.

이와 관련해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리기사와의 언쟁 끝에 대리기사를 하차시킨 후 스스로 운전해 차량을 이동시켰다”며 “이는 본인이 화를 자초한 상황으로 긴급피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유죄를 인정(선고유예)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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