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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국감]'정부, 연극계 길들이기'…특정 작가·작품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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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박근형, 이윤택 작품 탈락시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문화예술기금 지원 사업에 특정 작가와 작품이 배제되는 등 정권 차원의 '연극계 길들이기'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도종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국회 교문위)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예술단체 지원 기금사업을 실행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가 단체 당 1억원씩 지원되는 '창작산실-우수공연작품제작지원(연극)'을 두고 특정 작가와 특정 작품에 대해 심사 결과를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위원회는 심사 결과를 바꾸어줄 것을 종용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해당 사업 자체에 대한 지원이 어렵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극 분야 창작산실 지원 심사는 계획 상 지난 4월에 끝났어야 했다. 그러나 위원회가 두 달 넘게 발표를 하지 않았다. 당시 위원회는 “극단 '골목길' 의 박근형 연출가 작품 ‘개구리’ 때문이며, 이는 대통령의 아버지를 직접 거론하는 것 등이 문제가 돼 지원할 수 없다”고 심사위원들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들의 거센 반발에 위원회는 "이사회에서 한 작품을 빼고 심사 결과를 수정해서 발표할 경우 정치적인 이유로 뺐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우려하는 것이고, 그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심사 결과를 바꾸어달라는 것"이라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위원을 설득하지 못한 위원회는 결국 박근형 작가가 스스로 포기하도록 회유했고, 결국 박 작가는 지난달 초 지원을 포기했다.

도종환 의원은 "이 과정에서 위원회가 '독립된 기관이면 좋게 발표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말을 한 데 비춰 이 문제가 단순히 문화예술위원회 차원의 일을 넘어서는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함께 문학 각 장르별 우수 작품 100편에 1000만원씩 지원되는 '아르코문학창작기금'에 대해서도, 위원회는 특정 작가 등을 거론하며 '선정리스트를 90명으로 줄여 달라', '심사 결과를 조정해달라'고 했던 것으로 일부 심사위원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심사위원들의 반발에 위원회는 심사위원이 선정한 102명 중 자체적으로 70명을 축소 선정 발표했다. 그런데 희곡분야에서 100점으로 1순위였던 이윤택 작가가 탈락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

도종환 의원은 “무엇보다 심사위원의 심사는 존중되어야 한다. 심사위원의 고유한 권한인 심사에 개입하고, 대통령과 관련된 풍자를 했다는 이유로 지원을 못하겠다고 하는 이 정부를 보면서 참으로 참담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며 “정치적인 풍자나 비판을 이유로 지원에서 배제하는 것이‘문화융성’을 내세우는 정부에서 과연 할 수 있는 일이냐”며 개탄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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